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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휴에 뭐할까②] 미술관서 만나는 한국사회의 민 낯은…
국립현대ㆍ서울시립ㆍ아르코미술관 등

동시대작가들이 바라본 한국사회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100권의 책을 읽는 것 보다 현대미술작품을 보는 것이 그 사회를 이해하는데 효과적이다” 스위스 사업가이자 외교관 출신으로 세계적 슈퍼 콜렉터 반열에 오른 울리 지그(Uli Siggㆍ71)의 말이다. 현대미술의 매력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시대를 반영하고, 동시대의 철학과 사고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단군이래 최장이라는 올해 추석연휴, 미술관을 찾아 한국의 모습을 속성으로 파악해보면 어떨까. 일부 서울시내 국공립미술관들은 연휴기간 내내 오픈한다.

▶국립현대미술관=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바르토메우 마리)은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과천관, 서울관, 덕수궁관을 무료로 오픈한다. 서울관만 추석 당일(10월 4일) 휴관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올해의 작가상 2017` 써니킴, 교복입은 소녀들.[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올해의 작가상 2017` 참여작가 백현진, 실직폐업이혼부채자살 휴게실.2017 [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북서울미술관 `아시아디바:진심을 그대에게`전시전경 [사진제공=서울시립미술관]
아르코미술관 대표작가전 `강익중 내가 아는 것`, 전시 설명하는 강익중 작가 [사진=헤럴드경제DB]

과천관에선 60년대 이후 비디오 영상, 사진, 퍼포먼스에 담긴 신체를 통해 문화, 사회를 읽어보는 ‘역사를 몸으로 쓰다’와 한국현대판화의 걸작들을 한자리에 모은 대규모 판화전 ‘층과 사이’가 진행된다. 그리고 한국 조각의 거장 심문섭 작가의 작품 세계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심문섭, 자연을 조각하다’와 논란이 되고있는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를 만나볼 수 있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특별전: 균열’전도 관람할 수 있다.

서울관에선 젊은 작가들의 전시가 포진했다. ‘올해의 작가상 2017’에 선정된 써니킴, 박경근, 백현진, 송상희 작가의 신작을 만날 수 있다. 젊은 작가들의 예민한 시선으로 본 한국현대사회가 인상적이다. 한국건축 운동사에서 가장 뜨거웠다고 평가되는 10년을 만나볼 수 있는 ‘종이와 콘크리트:한국 현대건축운동 1987-1997’전, 폴란드의 거장 크지슈토프 보디츠코의 눈에 비친 한국현대사회를 만나 볼 수 있는 ‘크지슈토프 보디츠코:기구, 기념비, 프로젝션’도 또다른 울림을 준다.

덕수궁관에선 9명의 작가가 우리나라 전통 전각에 사운드, 영상, 사진, 설치, 미디어 등의 현대적인 매체를 접목하여 역사를 새롭게 바라보는 ‘덕수궁 야외프로젝트: 빛·소리·풍경’ 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대한제국 선포(1897년) 120주년을 기념한 전시로, 대한제국과 덕수궁으로 상징되는 한국 근대의 태동을 만나볼 수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효준)도 임시공휴일과 한글날을 포함해 연휴기간 내내 정상 개관한다. 서소문 본관에선 조각가 홍성도의 2016년 기증작중 작가의 작품세계를 잘 드러내는 17점을 선별한 ‘시차 그리고 시차’, 2017-18 한영 상호교류의 해를 기념해 영국문화원의 소장품 26점을 선보이는 ‘불협화음의 기술: 다름과 함께 하기’, 서울세계건축대회를 기념하기 위한 특별 전시인 ‘자율건축도시’전이 열리고 있다.

북서울미술관에서는 ‘아시아 디바: 진심을 그대에게’와 ‘2017 타이틀매치 : 김차섭 vs. 전소정 내 세대의 노래’가 진행중이다. ‘아시아 디바’전은 1960~70년대 대한민국을 사로잡은 디바인 김추자를 통해 ‘독재’, ‘산업화’, ‘대중문화’라는 표제어로 요약되는 격동의 시기를 돌아본다.

▶아르코미술관=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아르코미술관에선 강익중 작가의 ‘내가 아는 것’전이 열리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17년 아르코미술관 대표작가전이다. ‘내가 아는 것’은 작가가 30년 전부터 써온 시이자 프로젝트 제목이기도 하다. 자신이 아는것을 간단한 문장으로 옮겨적으며 시작된 프로젝트는 이제 2300명 시민들의 앎의 문장을 빌려오기까지 이르렀다. 시민들은 소소한 일상의 깨달음을 문장으로 써서 크레파스로 색칠해서 보내면 강익중 작가가 작은 나무판에 옮긴 뒤 미술관 벽에 붙였다. ‘콩나물 무침은 참기름 맛이다’, ‘얼음과자 맛있다고 한 개 두 개 먹으면 배가 아프다’ 등 소소한 문장이 작은 웃음을 준다. 영화배우 이선균은 ‘술과 부인에게는 덤비지 말라’고 했고 노희경 작가는 ‘사람위에 사람없다’는 문장을 내놓아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나에게 ‘인생문장’이 무엇일지 고민하며 관람하면 더욱 즐겁다. 작가는 “전시가 끝난 뒤에도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싶다”며 “더 많은 시민의 참여로 결국 ‘우리가 아는 것’을 완성하고 싶다”고 했다. 월요일과 추석 당일엔 휴관한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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