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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에 드리는 최고의 보답은 좋은 재판”…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김 대법원장, 법원행정처·대법관 거치지 않고 재판업무 31년 매진
-“내부에서도 독립해 판결해야”… ‘블랙리스트 의혹’ 우회적 언급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사법부가 국민에게 드릴 수 있는 최고의 보답은 독립된 법관이 공정하고 충실한 심리를 통해 정의로운 결론에 이르는 ‘좋은 재판’임을 가슴에 새긴다.”

김명수 신임 대법원장은 26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저의 대법원장 취임은 그 자체로 사법부의 변화와 개혁을 상징하는 것”이라며 “수직적이고 경직된 관료적 리더십이 아니라 경청과 소통, 합의에 기반을 둔 민주적 리더십으로의 전환”하겠다는 기본 방향을 강조했다. 

김 대법원장은 “국민은 법관이 사법부 외부 뿐만이 아니라 내부로부터도 온전히 독립해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심판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대법원장으로서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온몸으로 막아내고, 사법부의 독립을 확고히 하는 것이 국민의 준엄한 명령임을 한시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그는 전날 첫 출근길에 법원행정처가 특정 성향의 판사를 따로 관리했다는 ‘블랙리스트 의혹’ 규명 필요성에 관해 “지금 당장 급하게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언급했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 신뢰를 높이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심을 다한 충실한 재판을 통해 국민들이 절차와 결과 모두에 수긍하고 감동할 수 있는사법을 구현한다”며 “법관 및 재판지원 인력의 증원 등 좋은 재판을 위한 인적, 물적 여건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사법불신의 이유로 자주 지적되는 ‘전관예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전관예우가 없다거나 사법 불신에 대한 우려가 과장된 것이라고 외면할 것이 아니라, 재판의 전 과정에 개입할 수 있는 여러 불신의 요인들을 차단할 방안을 강구하고, 보다 수준 높은 윤리기준을 정립하겠다”고 말했다.

대법관 다양화, 상고심 제도 개선 등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대법원 판결에 사회의 다양한 가치가 투영될 수 있도록 대법관 구성 다양화를 이루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급증하는 상고사건을 해소하고 상고심의 기능을 정상화하기 위해 상고허가제, 상고법원, 대법관 증원 등 여러 방안들을 보다 개방적인 자세로 검토하고 사회 각계의 의견을 두루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마지막으로 “사법행정이 재판의 지원이라는 본래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실천하겠다”며 “의사결정과 집행과정에서 수평적이고 합리적인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날 임기를 시작한 김 대법원장은 대법관 전원이 심리에 참여하는 ‘전원합의체’ 재판장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주요 사건 현황을 파악할 예정이다. 또 대법원 규칙을 제정하는 대법관회의를 주재해 향후 법원을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지 청사진도 제시할 계획이다.

김 대법원장은 내년 1월 2일 퇴임하는 김용덕(60·12기) 대법관과 박보영(56·16기) 대법관 후임을 지명하는 것을 시작으로 내년에만 대법관 6명, 헌법재판관 2명을 새로 지명한다. 대법원 구성이 바뀌면 사법행정 뿐만 아니라 대법원 판결 경향에도 향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한편, 김 대법원장은 법원행정처 심의관이나 대법관을 거치지 않고 대법원장이 된 첫번째 사례다. 김 대법원장은 31년의 판사 경력 중 재판연구관을 지낸 기간을 제외하고는 일선에서 재판업무에 매진했다.

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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