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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노베이트 코리아 2017]AI의 본질은 ‘데이터’…“방향 설정에 따라 AI와 인간의 공존은 가능”
-제1세션 토론, “AI와 인간은 함께 생활하는 형태 될 것”
- “AI의 발전 방향 설정에 사람의 역할 중요”
- “AI 시대에는 교육 형태도 바뀌어야”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래의 AI(인공지능)는 과연 인간과 공존할 수 있을 것인가? 또 점차 사람을 닮아가는 AI와 일자리마저 위협받은 인간에게 기다리고 있는 미래사회의 모습을 무엇일까?

헤럴드경제가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주최한 ‘이노베이트 코리아(Innovate Korea) 2017’의 제1세션 ‘인간과 AI, 공존(共存)과 확장(擴張)’이란 주제로 진행된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AI가 인간의 고유영역이라 여겨지는 창작활동까지 확장되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역할이 중요하며, AI의 발전방향을 우리가 어떻게 설정하고 조정하냐에 따라 “인간과 AI는 공존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21일 오전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이노베이트 코리아(Innovate Korea) 2017’가 열리고 있다. 이재영 나노종합기술원장의 사회로 페널들이 인간과 AI, 공존(共存)과 확장(擴張)을 주제로 토론을 하고 있다.(사진 왼쪽부터 이재영 나노종합기술원장, 박명순 SK텔레콤 AI사업본부장, 박형주 아주대학교 수학과 교수, 서영일 KT 융합기술단 상무) 이번 행사는 4차 산업혁명시대, 대한민국의 정보통신기술과 과학기술의 미래상을 조망하는 자리로 헤럴드경제의 첫 번째 과학기술포럼이다. [헤럴드경제=박해묵 기자]

사회자로 나선 이재영 나노종합기술원장은 AI의 발전을 바라보는 인간의 ‘디스토피아(dystopia)’적 시각을 거론하며 토론의 문을 열었다. 이 원장은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인공지능과 관련된 우려가 없다고 단언했다. 이것은 낙관주의다”면서 “AI의 발전이 가져오는 낙관적이고 유토피아적인 성격이 있을수도 있지만, 타인의 노동력을 착취하며 살았던 로마시대가 결국 망한 것처럼 우리에게도 디스토피아 시대가 올 것이란 의견이 있다”며 화두를 던졌다.

토론자로 참여한 박명순 SK텔레콤 AI 사업본부장은 우선 인간과 AI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AI가 인간의 기능을 대체하고, 삶을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라 부족한 점을 보완해주는 ‘동반자’로서 역할이 강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SK텔레콤이 내놓은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를 예로 들었다.

박 본부장은 “‘누구’를 통해 고객들이 두 번째로 많이 쓰는 기능이 대화다. ‘사랑한다’ 또는 ‘외롭다’ 등의 말을 건네는 등 사람들이 기계를 의인화해서 느끼는 현상들을 보고 있다”며 “지금은 대화를 하지만 나중에는 약 먹을 시간을 챙겨주는 등 어떤 면에서 우리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는 방향으로 인공지능이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AI의 발전 방향을 설정하는 부분에서 우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누구’가 인간을 케어해주는 인공지능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방향을 설정하고 유도하면 그런 형태의 인공지능이 10년 후 함께 생활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며 “그런 방향으로 기술 개발을 모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AI 발전에 있어 학습용 데이터의 중요성에 대한 의견도 제기됐다. 좋은 데이터를 많이 학습하게 되면 AI가 사람에 더 가까워질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AI가 작곡, 집필 등 창작활동까지 영역을 넓히는 문제도 결국은 데이터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설명이다.

박형주 아주대 수학과 교수는 “지금 번역에서 인공지능은 과거보다 훨씬 더 자연스럽다. 예전에는 문법을 가지고 번역을 했다면 지금은 엄청나게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장 비슷한 번역을 찾아내는 검색의 문제로 바뀐 상황”이라며 “이는 곧 데이터가 많아지고 알고리즘이 정교해지면서 생긴 결과”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이어 “영화나 소설 등 인간 사고의 다양성을 표현하는 데이터가 쌓이면 AI는 우리가 생각하는 수준의 창작을 넘어서 상당히 정교한 수준까지 갈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정말 인간의 새로운 소설가의 등장 이런 수준이 될 것인가는 지켜봐야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AI 시대에는 교육의 형태도 바뀌어야한다는 제언도 덧붙였다. 평생 직업이라는 개념이 없어지면서, 학생들에게 가르쳐야하는 것은 특정 과목의 지식보다는 학습법이라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AI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생기는 큰 변화 중 하나는 공부가 평생 계속되는 것”이라며 “학교는 학습법 전수 기관이 돼야하며 필요할 때 볼 수 있는 것을 가르치는 변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AI 발전에 있어 데이터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전세계에 상존하는 데이터를 어떻게 유통할 것인가에도 주목해야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서영일 KT 융합기술단 상무는 “포탈회사들이 개발하고 있는 AI 서비스들은 곧 사용자들이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하는 것임에도 불구, 트래픽 과정에서 이를 암호화해서 타 AI 자들이 끼어들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결국 데이터 주인인 사용자들은 아무런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 상무는 AI 시대에 새로운 데이터 유통방식을 적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른바 ‘가치의 민주화’라고 불리는 ‘블록 체인’이 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 상무는 “의료부문에서는 데이터를 구하기 어려워 쓰기 힘든 경우들이 자주 있다. 의료 데이터들이 환자와 병원 중 누구의 자산인지에 대한 갈등도 있는데, 미국에서는 개인의 의료차트와 연계해 상용화 할 수 있는 틀을 만들었다”면서 “의약분야 등에서 딥 러닝 블록체인은 혁신적인 유인을 제공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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