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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성해봐야 눈칫밥” …연휴알바 택하는 취준생들
고달프지만 연휴택배 등 시급높아
용돈 벌고 잔소리 안들어 맘 편해


대학 4학년인 취업 준비생 김모(29) 씨는 올해 황금연휴는 고향인 부산에 차례를 지내러 가지 않고 서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고향집에 내려가면 취업 여부와 관련된 친척들의 질문은 물론이고, 듣기 싫은 위로 세례를 받기 때문이다. 김 씨는 “평상시엔 구경도 못한 시급 1만~2만원짜리 아르바이트가 연휴 기간엔 쏟아져 나온다”며 “친척 어른들과 불편하게 시간을 보내기보다 자기계발 하며 돈까지 벌 수 있는 연휴기간 아르바이트가 더 이득이”이라고 말했다.

황금연휴를 맞아 노동 강도는 세지만 시급이 높은 아르바이트가 등장하며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대학생, 취준생들에게 ‘단기간 고수익’의 기회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21일 각종 구인구직 포털사이트들은 ‘추석 단기 아르바이트 채용’ 관련 메뉴를 따로 만들어 아르바이트생들을 모으고 있다. 한 유명 아르바이트 포털사이트에는 ‘추석’을 키워드로 하는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가 무려 4000건에 이르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추석 연휴기간이면 단연 눈에 띄는 아르바이트 업종은 바로 물류업체들의 배송 보조, 물류, 택배 상하차다. 이들 아르바이트는 업무가 힘들다보니 일급이 7~12만원 정도로 높다.

대학생 박모(25) 씨는 “힘들긴 하지만 이 기간에 조금만 고생하면 평소에 비해 큰 돈을 벌 수 있다보니 지난해 추석과 지난 설날에 이어 올해도 지원했다”며 “고향집에는 복잡한 연휴기간을 피해 내려가고, 명절엔 단기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고 있다”고 했다.

큰 돈을 만질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친척들의 ‘오지랖’을 견딜 자신이 없기 때문에 알바를 택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 성동구에서 자취하는 취준생 이모(27ㆍ여) 씨는 “연휴 내내 아르바이트를 하면 학원비 정도는 벌 수 있을 것 같다”며 “괜히 친척들이 모이는 곳에 가서 ‘취업 안하냐’, ‘누구는 어디 취업했다더라’, ‘누구는 취업했더니 바로 결혼도 하고 부럽다’ 등의 말도 안들을 수 있어 좋다”며 하소연했다.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전국 알바생 1648명을 대상으로 ‘알바생의 추석계획’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알바생 31.3%는 추석연휴에도 ‘아르바이트’를 계획하고 있었으며, 8.9%는 취업을 준비할 것이라 답했다.

추석 연휴 동안 아르바이트를 계획 중인 알바생 절반 이상(65.2%)은 5일 이상 알바를 할 계획이었고, 특히 추석연휴 10일 내내 알바 계획이 있는 응답자가 26.9%에 이르렀다. 이들이 추석 단기 알바를 희망하는 이유는 ‘평소보다 시급이 높아 생활비에 보태기 위해서(40.7%)’였다.

한편, 편의점주들과 같이 상대적으로 시급이 낮은 직종에서 종사 중인 업주들은 황금연휴가 오히려 알바생을 구하기 힘들어지는 기간이다. 워낙 고가의 시급을 제공한다는 업체가 많다보니 밤샘근무를 기본적으로 해야하는 조건의 편의점 근무를 꺼리는 알바생이 많다는 것이다.

서울 노원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모(44) 씨는 “황금연휴기간을 맞아 알바생을 구해 맡겨두고 추석 전날과 추석 당일날만 대구에 위치한 형님댁을 다녀오려 했지만 단기 알바생을 구하지 못해 포기했다”며 “오히려 열흘간 근무하겠다는 알바생을 구하기 어려워 연휴내내 밤근무를 서야할 형편”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신동윤 기자/realbigh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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