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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드보복’ 逆마케팅…반사익 챙긴 폴크스바겐
중국 판매 비중 43.1%로 급증
현대기아차는 절반 가까이 뚝

폴크스바겐 그룹이 전 세계에서 판매하는 자동차 10대 중 4꼴로 중국에서 판매할 정도로 중국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ㆍ기아차에 대한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이 촉발되던 지난 3월부터 폴크스바겐<사진>이 이를 마케팅으로 역(逆)이용한 영향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20%를 넘겼던 현대ㆍ기아차의 중국 비중이 10% 초반으로 떨어질 때 ‘사드 마케팅’을 노골적으로 펼쳤던 경쟁 브랜드들이 중국에서 뚜렷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20일 폴크스바겐 그룹이 발표한 지난달 판매실적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은 지난달 전 세계에서 총 82만대를 판매했고 중국에서만 35만3500대를 기록했다. 중국 판매 비중은 43.1%로 폴크스바겐 그룹의 글로벌 판매량 10대 중 4대 이상이 중국 판매분이다.

지난 상반기까지만 해도 폴크스바겐의 중국 비중은 34% 수준이었으나 두달 만에 10%포인트 가깝께 늘었다. 작년 연말 폴크스바겐의 중국 판매 비중은 38%였다.

반면 현대ㆍ기아차는 중국 비중이 작년말 23% 수준에서 지난달 13%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중국 현지 업계에 의하면 폴크스바겐 현지 딜러들은 사드 보복이 가시화되던 시점에 한국 차를 팔고 자사 차량을 구입하면 한국 돈으로 50만~260만원을 할인해주는 행사를 벌이는 등 노골적인 마케팅을 벌였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예전처럼 드러내놓고 마케팅을 하진 않지만 여전히 고객상담 등 접점에서 사드보복 감성을 자극하는 영업활동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사정에 정통한 무역업계 관계자도 “중국 자동차시장 성장률이 8%대에서 3%대로 감소하고, 중국 현지 업체들의 생산규모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이곳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며 “글로벌 완성차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상황에서 이들이 현대ㆍ기아차의 사드리스크를 전략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전했다.

이미 자국 시장인 미국보다 중국에서 더 많은 차를 팔고 있는 GM도 올 상반기 38% 수준의 중국 판매 비중을 기록했고 지난달에도 중국에서 33만대를 판매해 미국 판매량보다 6만대 더 많았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업체들이 치고 올라오고 있지만 당분간 폴크스바겐과 GM을 찾는 소비자들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현대ㆍ기아차가 20%대 비중을 회복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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