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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몬순호우로 생지옥 된 로힝야 난민촌…“또다른 재앙 시작돼”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미얀마 군과 로힝야족 반군의 유혈 충돌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향한 로힝야족이 몬순호우로 인해 더욱 고통스러운 피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이날 방글라데시 국경의 콕스바자르 지역에는 몬순기 집중호우가 내려 캠프 곳곳이 물에 잠겼다. 현지 기상청은 24시간 만에 약 8cm의 비가 내렸으며, 앞으로 2일 간 더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사진=EPA연합]

지난 8월 25일 미얀마 정부군과 로힝야 반군이 충돌한 이후, 약 40만 명의 로힝야족이 콕스바자르의 임시 난민캠프에 머무르고 있다. 먼저 도착한 30만 로힝야족이 이미 캠프를 차지한 뒤라, 뒤늦게 도착한 10만여 명은 야외에서 플라스틱 시트 구조물 등에 의지해 생활하고 있다. 갑자기 비가 내리자 수천 명의 난민이 비 피할 곳을 찾지 못해 몇 시간을 헤매기도 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우히아 지역의 모하마드 카이 키슬루 경찰서장은 “호우가 캠프의 비참함을 배로 가중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매일 수천 명의 난민들이 캠프에 합류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합류한 이들 중엔 영양실조와 각종 질병에 노출된 아이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방글라데시 유니세프 대표인 에두아르 베이그베더는 가뜩이나 위생적이지 못한 환경에 호우로 인해 습도까지 높아지면서, 적절한 예방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홍역과 같은 전염병이 발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콕스바자르의 인권 전문가 누르 칸 리톤은 “또다른 재앙이 펼쳐지고 있다”며 방글라데시 정부에 로힝야족 수용을 위해 사흘 간 현지 학교를 폐쇄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호우가 내리기 전부터 난민촌에선 부족한 구호품을 두고 매일같이 생지옥을 방불케하는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구름떼처럼 몰려든 난민 틈에서 구호품을 받으려던 여성과 아이 2명이 이날 목숨을 잃기도 했다. CNN방송은 현지 구호단체를 통해 압사사고 소식을 전하면서 이번 사고가 로힝야족 난민촌의 절망적인 상황을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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