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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우외환 롯데 ①] 中서 수조원 날린 롯데마트…‘지금이라도’ 나오길 잘했다
-사드보복으로 인한 누적 피해만 1조원
-아쉽지만 “현재 철수는 되레 긍정적” 평가
-향후 사업 인니ㆍ베트남으로 향할 것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13억명 중국 시장을 겨냥했던 롯데그룹의 야심작 ‘락천마트(樂天Martㆍ롯데마트의 중국 이름)’가 현재 존폐위기에 놓였다. 롯데마트가 중국 시장에 1호점을 오픈한지 약 10년 만에 매각과 철수를 추진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중국에서 철수할 경우 수조원의 피해를 입는다. 중국 시장의 대안으로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이 각광받고 있다.

16일 롯데그룹과 IB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의 이번 매각은 중국에 있는 전체 112개 매장이 대상이다. 지난 3월을 시작으로 이들 112개 매장 중 87개의 영업을 못하게 되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주관사는 세계적인 투자회사 골드만삭스. 업계는 올해 10월쯤이 되면 매각 대상 매각 규모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 점포가 매각될 경우 이는 롯데마트의 중국시장 철수를 의미한다. 현지의 반롯데 정서가 심한 상황이기 때문에 락천마트라는 이름도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롯데그룹은 중국 사업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지난 2월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이후 중국 정부의 보복이 시작되자 롯데그룹은 ‘(중국정부와 중국인들을) 기다리겠다’는 내용의 광고를 국내 계열사 전반에 부착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외신과 인터뷰 자리에서 중국시장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13억 시장에 대한 높은 애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 롯데그룹 계열사 상당수가 철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롯데그룹이 지난 1994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투입한 금액은 10조원에 달한다. 직접적인 이윤을 생각하기보단 미래의 성장가능성에 거듭 주목해왔다. 이같은 23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해있다.

굳게 닫혀버린 문. 롯데마트는 지난주 골드만삭스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중국 현지 112개 매장을 대상으로 점포 매각 작업을 진행한다. 굳게 닫혀 있는 현지 롯데마트 한 매장. [웨이보 갈무리]
지난해 1조4000억원 수준을 기록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법인이 새로운 사업 기반으로 각광받고 있다. 베트남 호치민시에 위치한 롯데마트 고밥점. [제공=롯데마트]

현재 중국 롯데칠성과 롯데제과도 중국 시장에서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공사가 중단된 채로 방치돼 있는 선양 롯데월드의 경우도 사업의 재개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매달 롯데마트가 올린 순손실만 254억원(미화 225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이후 산술적으로 본 누적치는 약 1500억원 수준이다.

경제적인 파급효과를 생각하면 피해규모는 더 커진다. 업계는 지난 3월4일 4개매장에 대한 경제 보복이 들어간 이후 195일간 들어간 경제적인 피해금액만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상황이 올해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입을 피해는 1조원 규모로 커진다. 여기 추가적으로 1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유통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전망을 생각했을 때는 지금 시점에서 철수가 가장 합리적이란 평가다.

손윤경 SK증권 연구원은 “롯데마트의 중국 사업은 오랜 기간 부진으로 꾸준히 구조조정 중이었으며, 사드 갈등에 따른 영업정지가 더 이상 정상화 노력을 할 수 없게 했다”며 “기다리던 뉴스이며 불확실성 축소라는 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또 “현 시점에서는 영업정지가 풀리더라도 중국에서 안정적인 영업을 지속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오랜 기간의 영업정지로 상품의 조달 및 판매 채널에 훼손이 컸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롯데마트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시장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두 곳의 매출은 지난해 이미 1조4000억원을 넘어섰다. 중국 롯데마트의 매출을 넘는다. 인도네시아의 인구는 2억6000만명과 베트남 인구도 1억명에 달한다. 13억명 중국시장엔 미치지 못하지만, 한국 시장과 비교했을 땐 규모가 큰 편으로, 발전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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