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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지켜보기만 한 日…北 자국상공 통과에 요격체계 무용론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이번에도 요격은 없었다.

일본 정부는 15일 오전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홋카이도(北海道) 상공을 통과해 태평양 상에 낙하는 데에도 미사일 궤적만 바라봐야 했다. 북한 미사일 일본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기 때문에 요격하지 못한 것도 있었지만, 일본 내부에서는 자국의 미사일방어(MD)시스템의 한계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나가와(神奈川)대학교의 사바 료(佐橋亮) 교수는 이날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북한 미사일도발과 관련, “미일동맹을 선택한 이상, 일본이 북한의 표적 중 하나인 것은 변함이 없다”며 “억지력과 대처능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바 교수는 미일 간 정확한 정보공유를 강조하면서도 북한의 도발을 억지할 수 있는 수단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 일본의 MD체계를 보완할 수 있는 대책마련을 촉구한 것이다. 


일본의 MD 시스템은 2단계로 돼 있다. 1단계는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에 탑재한 해상배치형 요격미사일(SM-3)이 최고고도 500㎞의 대기권 밖에서 1차 요격한다. 1차 요격이 실패했을 경우에는 방위성 등 주요 시설에 설치된 지대공 유도미사일 패트리엇(PAC-3)이 지상 10㎞ 이상의 상공에서 2단계로 요격하게 된다. 하지만 지난달 29일과 이날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최고고도는 각각 550㎞와 770㎞였다. 이는 SM-3로 요격해도 미치지 못하는 사거리다.

2차 요격을 위해 일본 전역에 34기의 PAC3가 배치됐지만, 이번에도 무용지물에 불과했다. PAC3는 미사일이 낙하하는 단계에서 고도 10~20㎞에 도달했을 때 격추를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PAC는 북한의 미사일 공격 시 피해가 클 수 있는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배치돼 있어서 일본 전체를 놓고 볼 때 무방비로 노출된 곳이 많다. 홋카이도 주변에는 지토세(千歲)시와 아오모리(靑森)현 쓰가루(津輕)시 샤리키(車力)에 PAC3가 배치돼 있다. 하지만 북한의 미사일이 홋카이도 지역을 목표로 날아와도 사거리가 반경 수십㎞에 불과한 이들 2기로는 전역을 방어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일본 정치권 내부에서는 MD 보완론이 거세지고 있다.

현재 일본 방위성은 SM-3의 사거리를 늘린 ‘SM3블록2A’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최고고도 1000 ㎞ 이상에서도 요격이 가능하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에 탑재된 요격미사일과 고성능레이더를 지상에 배치하는 방식의 ‘이지스 어쇼어’도 도입하기로 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측근인 가와이 가쓰유키(河井克行) 자민당 총재 외교특보는 대북 억제력 확보 차원에서 자위대가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과 고속활공탄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포스트 아베’ 주자의 한명인 시게루(石破茂) 자민당 전(前) 간사장은 미군 핵무기를 일본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앞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전날 돗토리(鳥取)현 히라이 신지(平井伸治) 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일본 영토 쪽으로 발사할 경우 “요격도 포함해 대응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이는 하루만에 허언으로 비쳐지게 됐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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