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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펄펄나는 ‘비비고 왕교자’…뛰는 이색만두
CJ 비비고왕교자 누적매출 3000억
업계, 일반교자로는 ‘게임 안된다’
눈꽃·새우·낙지 만두 등 다양화

냉동실에 쟁여두고 밥으로 한끼, 출출할 땐 간식으로, 혼술에는 안주로….

쪄먹고 돌려(전자레인지)먹고 구워먹는 만능식품이 있다. ‘만두’ 이야기다. CJ제일제당의 ‘비비고 왕교자’가 메가히트를 치면서 만두 시장이 성숙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국내 냉동만두 시장 규모는 2014년 3342억원에서 이듬해 3669억원으로 커졌다. 지난해는 3769억원까지 성장했고 올해 7월까지 2356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만두 시장은 연말까지 4000억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체별 점유율은 ‘비비고’를 앞세운 CJ제일제당(42%)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는 해태제과(17%), 동원F&B(12.9%), 풀무원(10.4%), 오뚜기(4.8%)가 잇는다.

전통적으로 시장 강자는 해태제과의 ‘고향만두’였다. ‘고향의 맛’이라는 정서적 기반을 내세워 30여년 장수브랜드로 명맥을 이었다. 판도를 뒤흔든건 2013년 12월 CJ제일제당이 ‘비비고 왕교자’를 출시하면서부터다.

비비고 왕교자는 출시된 이듬해 30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고향만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2015년 825억원, 지난해는 1000억원 매출을 돌파했다. 올 1~7월 매출만 830억원, 누적 판매량은 3000억원(1억봉)을 넘어섰다. 올해 매출 규모는 1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결은 인스턴트 만두의 편견을 깬 ‘맛’이다. 핵심은 쫄깃한 만두피와 원물감이다. 비비고 왕교자는 만두소를 잘게 다지는 방식 대신 깍둑썰기로 씹는 맛을 살렸다. 육즙도 놓치지 않았다. 만두피는 반죽을 3000번 이상 치댄 뒤 진공 과정을 거쳐 쫄깃함을 극대화했다.

비비고의 독주에 업계는 고민에 빠졌다. 일반 교자로는 ‘게임이 안되는’ 상황. 업체들은 노선을 바꿨다. 모양, 속재료를 바꾸는 차별화 전략을 택하고 새 만두 트렌드 만들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동원F&B는 해물 만두에 주력한다. 지난해 9월 통새우를 넣은 ‘개성 왕새우만두’를 업계 최초로 출시, 해물 만두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동원F&B에 따르면 ‘개성 왕새우만두’의 판매 호조로 올 상반기 냉동만두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5.8% 늘었다.

풀무원은 ‘생가득 바삭촉촉 눈꽃만두’를 선보인다. 일본식 빙화만두다. 만두 밑부분에 전분을 더한 소스를 둘러 급속냉동했고, 만두를 구우면 밑면에 눈꽃모양의 튀김 피가 만들어진다. 살얼음처럼 얇은 두께의 막이 와삭와삭한 식감을 주는 이색만두다.

고향만두 명성을 되찾기 위한 해태제과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해태제과는 지난 5월 23g ‘고향만두 교자’와 ‘날개달린 교자’를 출시했고, 이에 더해 최근 ‘불낙교자’를 선보이며 해물만두로 다시 한번 승부수를 띄운다. 탱글한 낙지와 매콤한 특제소스로 채운 불낙교자는 90℃의 열처리 공정으로 불맛까지 냈다.

CJ제일제당은 왕만두격인 ‘비비고 한섬만두’를 선보이며 시장 선도에 나섰다. 풍년으로 쌀섬이 많아지기를 기원하며 빚어먹던 전통 ‘섬만두’를 재해석한 제품으로 목이버섯과 물밤 등 재료를 넣어 식감을 살렸다.

한편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만두를 글로벌 넘버원 만두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향후 전세계 대륙별 생산거점을 확보해 2020년 ‘비비고 만두’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했다.

김지윤 기자/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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