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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인들 ‘지갑’이 빵빵해졌다
가계소득 작년 사상 최고기록
빈곤율 12.7%…10년來 최저치
트럼프 “美 경제붕괴”와 상반
“오바마 정부 훌륭한 성적표”

지난해 미국 가계소득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 위기와 경기 침체 이후 미국 경제가 장기적인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가계소득도 강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적 성과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미국 통계국(USCB)은 2016년 미국 중위소득(median household income)이 5만9039달러(약 6671만원)로 전년보다 3.2% 증가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가계소득이 정점에 달했던 1999년 5만8655달러를 넘어선 수치다. 중위소득은 총 가구 중 소득순으로 순위를 매긴 후 정확히 가운데를 차지한 가구의 소득으로, 소득계층을 구분하는 기준이 된다.


미국의 가계소득은 2015년 5.2%에 이어 2년 연속 큰 폭으로 상승했다.

통계국은 “지난해 거의 모든 계층의 소득이 증가했다”며 “최근 2년간의 강력한 소득 증가는 ‘중요하다(significant)’”고 강조했다.

다만 시간이 흐르면서 소득 산정 방법이 달라져 역사적인 비교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미국의 빈곤율과 무보험자의 비율도 낮아졌다.

빈곤율은 12.7%로 2007년 이래 최저 수준을 나타냈으며, 연간 건강보험 미가입자 비율도 8.8%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번 통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기간부터 언급한 미국의 경제 붕괴와 상반된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운동 당시 “미국인들은 2000년보다 경제적으로 나아진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1월 취임 연설에서는 미국 우선주의가 아니었던 과거를 비판하며 “미국에 대한 학살”이란 표현까지 사용했다. 그러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통해 “부를 되찾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 당시의 경제 회복을 나타내는 이번 통계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힘을 잃게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통계국 자료는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마지막 몇 년간 (경제가) 광범위하게 개선된 모습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기관 파이낸셜 인사이츠(Financial Insyghts)의 피터 앳워터 대표는 “이번 통계는 오바마 정부의 성과에 대한 매우 훌륭한 성적표”라고 워싱턴포스트(WP)에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과제는 임기 동안 소득 증가와 빈곤율 하락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보다 더 좋아지기를 바라진 않는다”고 말했다.

워싱턴의 싱크탱크 ‘예산 및 정책 우선순위 센터(CBPP)’의 밥 그린슈타인 대표는 “이번 통계 보고서는 소득, 빈곤, 건강보험에 관해 명백히 좋은 소식”이라고 평했다.

CBPP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2년간 소득 증가폭은 1960년대 이후 다른 어느 때보다도 크다”고 설명했다.

무보험자 비율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 역시 “‘오바마케어’(전국민건강보험법·ACA)에 따른 보험 적용 확대의 덕이 크다”고 WP는 설명했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마이클 스트레인 연구원은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2015년과 2016년 통계는 꽤 건강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단 인종별·지역별 소득 격차는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전체 중위소득이 1996년 5만4105달러에서 2016년 5만9039달러로 늘어나는 동안 흑인계 미국인의 가계소득은 3만5797달러에서 3만9490달러로 소폭 증가하며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아시아계 미국인의 가계소득은 6만5971달러에서 8만1431달러로 가장 많이 증가했다.

지역별로도 지난해 주요 도시의 가계소득은 전년대비 5.4% 증가한 반면, 교외 지역의 가계소득은 2.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소도시와 농촌의 가계소득은 거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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