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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풍→정전→폭염…플로리다 ‘어마’한 후유증
허리케인이 몰고온 암흑천지
전력공급 재개 최장 10일 걸려
냉방 못해 주민 고통 한계치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의 기세가 수그러들었지만, 암흑천지가 된 미 플로리다주의 혼란은 극심하다. 특히 늦여름 폭염 기세가 여전히 맹렬해 이에 따른 인명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은 에어컨 등 냉방장치에 크게 의존하는 미국 남부지역에서 정전은 ‘재앙’에 가까운 수준으로 주민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주 네이플스와 마이애미 지역 기온은 섭씨 27~30도, 습도는 70~80%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력 공급이 언제 재개될 지는 미지수다. 늦으면 10일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마이애미 소방당국은 전기가 끊긴 건물에 머무르던 97세 여성을 포함한 노인들을 코랄 게이블스 인근 다른 건물로 대피시켰다.

어린 아이가 있는 일부 가정에선 간이발전기를 동원해 에어컨을 겨우 가동시키고 있다.

마이애미에 거주하는 데이비드 구에라(55)는 내셔널포스트에 “그간 우리가 사는 곳이 정글이라는 것을 잊곤 했다. 다시 정글로 돌아가고 있는 중”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많은 주민들이 어둠 속에서 다시 전력을 공급받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모두 인내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플로리다주 최대 전력회사인 플로리다 파워&라이트(FPL)사는 어마가 대서양 연안과 걸프만에 걸쳐있는 35개 카운티에 영향을 미쳐 회사 역사상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어 동부 연안은 이번 주말까지, 상대적으로 피해가 더 컸던 남서부 지역은 다음주 중으로 복구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역시 복구 상황에 따라 더 늦어질 수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허리케인 ‘어마’로 초토화된 카리브해의 프랑스령 생 마르탱 섬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이재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생 마르탱=AP연합뉴스]

한편,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지도자들은 카리브해 자국령 섬들의 피해 점검에 나섰다. 

어마는 지난주 프랑스, 네덜란드, 미국, 영국령 섬들이 두루 포진한 카리브해 연안을 강타했다. 가옥과 주요시설이 파괴되고 최소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생 마르탱섬을 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은 피해 현장을 둘러본 뒤 “새로운 삶뿐만 아니라 더 나은 삶을 다시 만들고 싶다”고 재건 의지를 다졌다. 이와 함께 5000만 유로(약 675억 원) 지원을 약속했다.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도 전날 생 마르탱섬을 방문해 복구 현황을 점검했다. 생 마르탱섬은 프랑스와 네덜란드가 분점하고 있다. 프랑스령에서 10명, 네덜란드령에서 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교부 장관도 9명이 숨진 카리브 해 자국령 버진 아일랜드와 앵귈라를 이날 방문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주민들로부터 지원이 더디고 부족하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에 존슨 장관은 이미 700명이 넘는 치안유지 인력이 배치됐다며, 조만간 구호물자와 복구장비도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CNN은 유럽 지도자들이 현장을 방문해 재건을 약속했지만, 카리브해 섬들의 행정상 복잡성 때문에 국가 간 조율된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고 관리들을 인용해 전망했다.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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