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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구 “인뱅 하나 더 줄게”...업계 “안할래”
IT업계, 은행사유 못하면 매력↓
은행권, 들러리 서느니 자체로
‘법적근거 없이 면허남발’ 지적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을 허가를 내줄 뜻을 보였지만 금융권과 IT업계 모두 ‘시큰둥’이다. 네이버, SK텔레콤 등 유력 ICT(정보통신기술) 사업자들이 내홍을 겪거나 자체 역량 강화 등에 몰두하고 있어서다. 현 정부에서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계산도 깔려있다.

제3의 인뱅에 대한 유력 후보였던 네이버 컨소시엄은 올 연말까지 인뱅 신청을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네이버는 신한지주 및 여타 ICT 업체들과 함께 인뱅 인가를 준비했었다. 하지만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돼 당분간 신규사업 진출 여력이 크게 훼손됐다. 준(準)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서, 비상장사의 주요사항이나 대규모 내부거래 이사회 의결, 기업집단 현황 등을 공시해야 한다. 내부적으로는 신규사업이나 해외 인수ㆍ합병(M&A) 등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와 인뱅을 함께 준비 중인 신한지주도 현행법상 지분 10% 이상은 의결권이 제한되는만큼 굳이 앞장 설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네이버의 발걸음이 멎으며 ‘혈맹’을 맺은 미래에셋 입장도 애매해졌다.

다른 인뱅 후보자인 SK텔레콤은 최근 하나금융과 함께 ‘핀크’에 집중하고 있다. 하나금융이 지분의 51%를 보유해 은행 자회사 구조여서 일부 제한적인 금융서비스가 가능하다. 인뱅 없이 새로운 핀테크 서비스에 도전하는 모습이다.

민응준 핀크 대표이사는 “핀크는 새로운 금융 플랫폼을 지향하는데, 인뱅으로 전환하면 본격적인 은행 서비스를 할 수 있어도 범용 금융 플랫폼이 되기는 힘들다”며 “핀크 자체가 인뱅으로 전환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지난 2015년 예비인가 때 인뱅에 도전한 후보 중 인터파크 컨소시엄만 남는다. 안뱅 입찰자가 단 1곳이면 경쟁입찰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새로운 ICT 업체가 도전할 수 있지만, 은산분리가 벽이다. 1호 케이뱅크도 이미 증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기존 은행의 혁신을 자극하는 인뱅의 역할론에는 공감하지만, 관련 법규도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인뱅에 일반은행 면허를 남발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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