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게이트 딛고 친환경 화두로
폴크스바겐 “200억 유로 투자”
벤츠 “전기차 라인업 대폭확대”
[프랑크푸르트(독일)=박혜림 기자] “2025년 전 차종 라인업의 4분의 1을 전기차로 확대할 것 (마티아스 뮐러 폴크스바겐그룹 CEO)”
“향후 100억유로(한화 약 13조6000억원)를 전기차에 투자하겠다(디터 제체 메르세데스-벤츠 회장)”
11일(현지시간) 오후 독일 프랑크푸르트 메세에서 독일을 대표하는 완성차 그룹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폭스바겐’의 미디어 전야제가 열리며 2017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AA)의 서막이 올랐다.
IAA는 내로라 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개발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기술 향연의 장이다. 그러나 최근 독일을 뒤흔든 아우디폭스바겐 발(發) ‘디젤 게이트’를 의식한 듯 미디어 전야제의 화두는 최첨단 기술 보다는 ‘친환경’에 좀더 초점이 맞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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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츠 전야제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디터 제체 벤츠 회장. [제공=메르세데스-벤츠] |
현대ㆍ기아차도 유럽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오닉과 니로를 앞세우며 친환경차 대열에 가세했다.
이날 아우디폭스바겐 전야제에 폴크스바겐의 전기ㆍ자율주행차 콘셉트카인 세드릭을 타고 등장한 뮐러 CEO는 “수십년 간 이어져 온 산업구조를 바꾸겠다”며 친환경 차종 확대를 선언했다. 그는 “2025년까지 80개 차종을 순수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전기차(HEV)로 채울 것이며, 2030년까지는 모든 차종을 전동화(순수전기차+HEV) 하겠다”면서 “이를 위해 2030년까지 200억유로(한화 약 27조원)를 투자하고, 500억유로(68조) 규모의 배터리가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뮐러 CEO의 뒤를 이어 루퍼트 스타들러 아우디 CEO가 1회 충전으로 800㎞ 이상 달리는 순수 전기차인 콘셉트카 ‘아이콘(AI-CON)’과 전기 SUV 쿠페 ‘아우디 일레인(Audie Elaine)’도 공개했다.
벤츠 미디어 나이트에서도 전기차 투자 확대에 대한 공언이 이어졌다. 전 세계에서 모인 기자들 앞에서 디터 제체 벤츠 회장은 “IAA의 핵심 질문은 ‘모빌리티의 미래’지만, 우리는 최근 많은 신뢰를 잃었고 혁신과 미래가 상실돼 유감스럽다”면서 “100억유로를 투자해 2022년까지 벤츠 라인업을 전동화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50개 이상의 전동화 모델을 생산하겠다”며 “또 벤츠의 소형차 브랜드 스마트(Smart)를 2020년까지 미국과 유럽에서 완전 전기차로 전환해 처음으로 전기차만으로 포트폴리오를 채우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독일 브랜드들이 일제히 친환경차 주요 전략을 발표한 가운데 현대ㆍ기아차는 현재 유럽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오닉과 니로를 주요 친환경차 모델로 내세웠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럽 시장에 본격 판매되기 시작한 아이오닉(HEV, PHEV, EV 포함)은 올해 7월 누적 총 1만2231대 판매됐다. 특히 지난 7월에는 아이오닉 PHEV의 인기에 힘입어 아이오닉 전체 모델이 총 2081대 판매돼 지난 3월 이어 역대 두번째 월간 판매 대수를 기록했다. 니로 또한 올들어 7월까지 1만8717대 판매돼 유럽 SUV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공개한 소형 SUV 코나를 연내 유럽에서 선보인 뒤 내년 코나 전기차 모델로 확대해 소형 SUV 외연을 확대하겠다는 전략도 세운 상태다.
유럽 주요 브랜드들은 하나같이 친환경차를 미래차로 내세웠지만 현재 이들 주력 모델인 디젤 등 내연기관차를 축소하기보다 이를 친환경차 재원으로 마련하겠다는쪽에 방점이 찍혔다. 뮐러 CEO는 “디젤 엔진을 비롯한 내연기관 차량은 전기차로 가는 다리인 만큼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지속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엔진 개발은 물론 천연가스차, 수소차 등도 끊임없이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체 회장도 “미래 디젤 엔진 개발을 위해 30억 유로를 투자할 것”이라며 “이미 우리는 미래 디젤 엔진을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rim@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