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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산범’ 박혁권이 존재감을 어필하는 방법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영화 ‘장산범’은 목소리를 흉내 내 사람을 홀린다는 ‘장산범’을 둘러싸고 한 가족에게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담았다.

여기서 여주인공 희연(염정아)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 불안초조의 감정을 발산하지만, 그의 남편인 민호(박혁권)는 다소 평범하고 평면적이면서 현실적인 캐릭터 같다.

“감독이 민호는 사건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 캐릭터라고 했다. 그런 용도로는 맞아떨어지게 쓰인 것 같다. 민호는 최종 공격수가 아니고 수비형 미더 필더다. 미드필더가 공간을 비우고 공격에 나서면 안된다. 포지션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박혁권은 “아내로 나오는 염정아 씨는 아이를 잃어버리고, 평정심을 빼앗긴다. 상처가 아물지 않는다. 그래서 그 대비로 민호가 있다”면서 “아이를 잃어버린 엄마의 심정은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런데 아빠는 그런 걸 100%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희연은 시어머니가 치매도 있고 자신의 상처가 있는데, 저라도 그 상처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장산범’에 끌린 것은 이야기 구조가 심플하면서 명확했던 점이다. 허정 감독이 생각하는 상상과 소리가 더해졌을때 최종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가 궁금해졌다. 허정 감독은 조곤조곤 돌려설명하기가 특기다. 나는 돌려말하는 것을 못하기 때문에 영화가 더욱 궁금했다. ‘장산범’이 전체적으로는 세련된 공포감을 느끼게 해주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박혁권은 평범한 얼굴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장동건에 비하면 많이 평범하다”면서 자신의 역할에는 흐름이 있다고 했다. 초반에는 영화에서 희한하게 웃기는 캐릭터였다가, 좀 지나 드라마로 왔더니 의사, 검사, 국정원 직원 등 전문직을 주로 맡았다. 지금은 드라마에서는 이상하게 웃기는 역할이 많고, 영화에서는 보통사람으로 나온다고 했다.

비주얼이 평범해도 드라마에서 어느 순간 그의 분량이 크게 늘어났다. ‘밀회’, ‘펀치’, ‘육룡이 나르샤’에서 비중이 꽤 컸고, ‘초인가족 2017’에서는 주인공이었다.

“축구의 전후반을 다 뛰면 헛발질을 해도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나는 몸도 풀 시간이 없고, 헛발질 한번 하면 헛발질하는 선수가 돼버린다. 그래서 우선 주어진 걸 잘해야 한다. 이건 제가 싸움하는 방식일 수도 있다. 발을 잘 쓰는 사람에게 발질을 하지 않고, 꼬집거나 다른 방법을 쓴다. 옷 잘 입는 것으로 어차피 못따라갈 바에야 아예 다른 옷을 입는다.”

이것이 박혁권의 ‘내것을 충실히 하자’론(論)이다. 그는 요즘 잘나간다. 내실이 있다. 하지만 겁날 때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 많이 벌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주위에서 지금 수입으로 사이즈를 키우지 말라고 하더라. 그래서 조심스럽다.”

경기도 부평(지금은 인천)이 고향인 박혁권은 아버지가 양복점을 경영했다. 수원에서 고등학교를 다녔지만, 공동체 생활을 잘 못해 자퇴했다. 검정고시를 거쳐 대한민국에서 연예인 동문이 가장 많다는 서울예전을 다녔다. 그는 최근 ‘한끼줍쇼’ 구기동편에 출연해, 그 주변에 산다고 했다.

“강남은 답답하다. 나는 강북 정서다. 강남을 가면 길도 잘 못 찾는다.”

박혁권과의 인터뷰는 소소하지만 어느 순간 느낌이 확 온다. 연기도 그런 스타일이 아닐까.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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