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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 샤오강ㆍ위에민쥰 이을 차세대 중국작가 ‘쑨 쉰’ 개인전
-아라리오갤러리서울 ‘망새의 눈물’전
-모순의 시대를 겪은 바링허우 작가
-중국회화 계승하면서도 특유의 유머감각 돋보여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장 샤오강, 위에민쥰에 이어 중국 현대미술을 끌어갈 차세대 작가로 꼽히는 쑨 쉰(37)의 개인전 ‘망새의 눈물’이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열린다. 바링허우(80後) 작가인 쑨 쉰은 문화혁명을 직접 겪지는 않았지만 그 상흔을 목격하고 자란 세대로, 사회주의 체제를 학습한 뒤 시장경제 체제에 적응해야하는 한편 학교에서 배운 역사와 부모로부터 구전된 역사 사이 괴리를 실감해야 했던 ‘아이러니’속에 성장했다. 이같은 시대적 모순은 작가 작업의 주요 제재다. 기법적으로도 중국 회화기법을 그대로 계승하면서도 작가 특유의 유머 감각이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쑨쉰, 망새의 눈물, 1층 영상 인스톨 [사진제공=아라리오갤러리]
쑨쉰 개인전, 망새의 눈물, 2층 인스톨 [사진제공=아라리오갤러리]

이번 전시에는 애니메이션인 ‘망새의 눈물’이 중심점 역할을 한다. 1층에서 상영되는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이미지들이 지하와 2층에 전시된 것. 유영하는 이미지들의 원본을 만나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특정 시기를 꼬집어 제시하는 것은 아니나 근대화의 물결속에 서양문물이 들어오던 시대, 변화의 소용돌이에 있었던 한국 등 아시아 사회의 혼란을 그려냈다. 영상 속에는 최근 동북아를 비롯해 전 세계를 전쟁의 위험으로 몰고가는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등장한다. 이어지는 화면엔 세상을 자애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던 부처가 험악한 표정으로 분노한다. ‘합법적으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정치인에 대한 작가 특유의 냉소이자 경고로 읽힌다. “최근 한국 상황(북한의 핵실험ㆍ미사일 도발)을 본다면 부처가 무척이나 화가 날 것”이라는 작가의 설명은 제 3자가 바라보는 북한의 현주소기도 하다. 

Dragon, 2015, Handmade Bark paper, gold powder, mineral powder, ink, gum arabis, 310×127cm, 2016 [사진제공=아라리오갤러리]

전시의 제목에도 나오는 ‘망새’는 전통 건축 양식 용마루 끝 쪽 장식을 일컫는 것으로 ‘치미’라고도 불린다. 명나라 호승지가 지은 ‘진주선’이란 책에 나오는 용의 아홉 아들 중 하나로 바라보는 것을 좋아하는 습성을 지녔다. 선조들은 그래서 이들을 용마루에 장식한 것이다. 지붕위에 올라선 망새는 세상을 조망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의 눈물은 이중적 의미를 지닌다. 아라리오갤러리 관계자는 “‘망새’로 상징되는 한국과 중국 고유 전통과 아름다움이 서구 문물과 현대적 문화의 영향으로 점차 자리를 잃어감을 아쉬워 하면서도 새로운 변화를 기쁘게 맞이하는 양가적 감정을 함축적으로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샤오강, 위에민쥰에 이어 중국 현대미술을 이끌어갈 차세대 작가로 꼽히는 쑨 쉰(37). [사진제공=아라리오갤러리]

중국 랴오닝성 작은 광산마을에서 출생한 쑨 쉰은 항저우의 예술고등학교 중국미술학원 부속 중등미술학원을 거쳐 중국미술학원 판화과를 졸업했다. 지난 2010년 베니스영화제엔 중국 작가 최초로 애니메이션을 출품하기도 했으며, 2014년 메트로폴리탄뮤지엄 ‘Ink Art:Past as Present in Contemporary China’전, 2016년 뉴욕 구겐하임뮤지엄 ‘Tales of Our time’전에 참여하기도 했다. 작년에는 중국 상하이 유즈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전시는 11월 5일까지.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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