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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9연속 월드컵 진출…기쁘기보다는 씁쓸…
우즈벡과 무승부 골결정력 실종
베테랑·패기 신구조화도 부족
수비중시 3BACK시스템도 문제


‘1993 도하의 기적’ 보다는 씁쓸했던 ‘2017 타슈켄트의 기적 혹은 행운’이었다.

24년전 카타르 도하에서 이라크가 일본에 극적인 막판 동점골을 넣으면서 한국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던 것 처럼, 이번에도 우리는 시리아가 이란에 이길까봐 노심초사하며 이웃집 경기를 주시해야 했다.

그냥 우즈베키스탄을 이기면 될 것을, 2017년 9월의 한국 축구대표팀은 유럽이나 남미도 아닌 아시아 강팀만 만나도 골 넣을 능력이 없는 팀이 돼 버렸는지, 끝내 우즈베키스탄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전면적 리모델링 필요성=9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완성하기 위해 땀 흘린 것은 박수 받아 마땅하지만, 원정 5경기 2무3패 무승을 기록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은 국민에게 실망감을 안긴 졸전의 연속이었다. 본선을 앞두고 전면적 리모델링을 해야 할 이유이다.

신태용<사진>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6일 새벽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0차전 원정경기에서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같은 조의 이란과 시리아가 2-2로 비기면서 천신만고 끝에 조 2위로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이로써 한국은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9회 연속, 1954년 스위스 대회 이후 10번째 본선무대를 밟게됐다.

▶전반 유효슈팅 ‘0’=같은 시각 시리아가 전반 14분 선제골을 뽑으면서 1-0으로 앞서가 신태용호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전반 29분 장현수의 슈팅은 빗나갔고, 전반 추가 시간 손흥민의 오른발 슈팅도 골대를 맞고 나갔다. 전반 볼 점유율에서 39대 61로 밀렸고, 슈팅 5개 중 유효 슈팅은 한 개도 없었다. 후반 20분 교체멤버 염기훈의 크로스를 수비수가 걷어내자 김민우가 리바운드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에 막혔다. 이후 이동국의 투입 등을 통해 공격의 주도권을 잡았으나 골은 나오지 않았다. 결국 동시에 다른 장소에서 진행된 두 경기 모두 무승부로 마감하면서 한국은 행운의 티켓을 거머쥐었다.

과제는 무수히 많지만, 잊어버린 골 본능을 일깨우고 결정력을 키우기 위한 스트라이커 후보군 집중 양성, 문전에서의 세밀한 몸놀림과 ‘약속된 전술’의 연구개발 등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최종예선 한국의 경기당 득점은 1.1골에 불과하다. 


▶과제=변형 스리백(3-back)도 도마에 올랐다. 고정 수비수를 배치하고 수비형 미드필더가 수비와 중원을 오가는 방식인데, 지지않는 축구를 하는데엔 유리하지만 골을 넣기 힘든 포메이션이라는 평가이다. 우즈베키스탄선수들은 3+2명의 수비수 사이를 휘젓고 다녀 효과를 보지 못했다. 중원의 게임메이커의 조율 속에 미드필더를 두텁게 하는 방식이 더 낫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 분위기, 팀 분위기를 노련한 베테랑과 패기의 신예가 조화롭게 만들어 가야하는데, 2010 남아공때의 ‘베테랑 박지성 이영표 + 신진 기성용 이청용’ 만큼의 하모니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들린다. 신태용 감독은 “홈에서 이란과 아쉬운 무승부를 거둬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다. 선수들이 평정심을 잃지 않고 집중력을 갖고 해줬다. 그래도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공격 축구를 좋아는 감독이지만,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수비에 중점을 뒀다”면서 “앞으로 한국축구가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한 발 더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함영훈 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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