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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절체절명 위기에도 정쟁만 일삼는 정치는 절망뿐
한반도가 한국전쟁 이후로 최대위기다. 절체절명의 상황이다.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한반도는 사방에서 던지는 극단적 카드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2일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폐기 여부를 참모들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한ㆍ미 FTA 공동위의 첫 번째 협의가 결렬된 지 열흘 만에 바로 ‘폐기’라는 극단의 카드를 꺼낸 것이다. 트럼프는 파리 기후협정을 탈퇴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백지화했다. 모두 ‘설마’했던 일들을 거리낌없이 하는 인물이다.

바로 다음날 함경북도 풍계리 일대에서 규모 5.7의 인공지진이 감지됐고 곧이어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에서 완전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의 핵실럼 카드는 상징적 선언을 넘어 실재화 된 것과 다름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인내의 한계점으로 제시했던 레드라인을 사실상 넘은 것이다. 문 대통령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북한이 핵`미사일 계획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비가역적 방법으로 포기하도록 완전히 고립시키기 위한 모든 외교적 방법을 강구하라”고 지시했지만 공허하게만 들린다. 중국과 러시아가 빠진 대북제대는 하나마나한 소리다. 지금까지 그랬고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북핵에 반대한다지만 중국의 대북제재는 알맹이 다 빠진 시늉뿐이고 오히려 사드 배치를 이유로 한국에 대한 무역보복은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그 피해는 마치 눈덩이다. 동맹에 혈맹이라면서 한ㆍ미 FTA를 들었다놨다하는 미국도 다를바 없다. 그야말로 믿을 곳 하나 없는 국제정세다.

이런 와중에 국내에선 9월 정기국회 보이콧이라는 정쟁의 극단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MBC 김장겸 사장 체포 영장이 발부되자 자유한국당은 국회 일정을 전면 거부를 선언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다시 돌아오지 말라’는 조롱을 보냈다.

이제 산적한 민생현안들의 처리는 기대난망이다. 외침이 심각해지면 안으로 똘똘 뭉쳐야하는데 집안싸움 때문에 경제현안들이 뒷전이라면 절망뿐이다. 더구나 집안싸움의 발단이 방송 장악 의도에서 오는 것이라면 더 한심하기 이를데 없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외풍과 내분의 극단적 선언들이 북핵 실험 직전에 나왔다는 점이다. 불과 하루만에 6차 핵실험을 벌인 김정은이 전세계를 상대로 “우리는 앞으로 강력한 핵무기들을 마음먹은 대로 꽝꽝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협박하리란 상황을 알고도 FTA파기나 국회 보이콧을 선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적어도 그렇게 믿고 싶다.

모든 것 다 떠나서 국내 정쟁의 어떤 이슈도 북핵 저지보다 앞설 수는 없다. 국가의 운명이 걸린 안보보다 앞에 놓을 수 있는 대한민국 공공의 이익이나 목표는 없기 때문이다.

정부 여당은 이제 더 이상 실효성없는 대북 유화책에 변화를 기해야 한다.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결합이 아직 완성 단계에 이르지 못했으니 레드라인을 넘은 건 아니다”라고 한가한 얘기를 할때가 아니다.

더 큰 시련이 닥치면 뭉쳐야 한다. 정치권은 소아가 아닌 대의를 위해 협치하는 대범함을 보여줄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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