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헤럴드포럼-노상윤 젠스타 수석연구위원]서울 오피스 공실…9만 가구 새집으로
우리나라 상업용 부동산 투자시장의 중심을 형성하고 있는 오피스 시장의 공실률이 심상치 않다. 지난 2분기 말 기준 서울 소재 오피스(연면적 1만㎡ 이상) 시장의 평균공실률은 9.1%로 조사됐다. 이를 서울 오피스 공급면적으로 반영하면 약 30만㎡로 추산되고, 3만3000㎡ 프라임 오피스 빌딩 93개가 통째로 비어있는 상황과 같다.

이를 두고 서울 오피스 시장을 적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상업용 부동산 투자시장에 새로운 기회가 볼 여지도 충분하다. 서울 오피스 시장은 종로구와 중구를 중심으로 한 중앙 권역(CBD)이 1960년대 조성되기 시작했고, 여의도 권역(YBD)과 강남 권역(GBD)은 각각 1970년대와 1980년대 모양이 갖춰졌다. 따라서 준공된 지 30년이 넘은 노후 빌딩들이 다수 존재해 그 숫자만 610동(5월말 기준)에 달한다.

특히 CBD와 YBD의 경우 현존 오피스의 50% 이상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빌딩들 중 지속적인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것들은 경쟁빌딩들에 비해 공실률이 높거나 임대료가 낮은 상황이다. 공실률이 높고, 임대료가 낮은데다 건물용적률이 허용치를 크게 밑도는 빌딩들은 골칫거리로 취급받기 쉽지만 사실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도 변신할 수 있다. 입지 여건에 따라 다양한 재건축 또는 재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오피스였다고 해서 무조건 오피스로 재건축될 것으로 볼 필요는 없다. 최근 신축 또는 재개발된 상업용 부동산들은 과거 지하층 내지 지상1층에 주로 분포했던 리테일 및 근린생활 공간들을 지상 3층 내지 4층까지 확대하여 구성됐다. 


아울러 상층부를 오피스 용도뿐만 아니라 오피스텔 등의 거주공간들로 구성한 복합용도 빌딩들도 다수 있다. 서울스퀘어, 종로타워, DSME(대우조선해양)빌딩, 수송스퀘어, 장교와 서소문의 한화빌딩 등은 복합용도 빌딩으로 전환한 대표적인 사례다. 또 여의도 시티플라자, 동교동 삼성생명빌딩 등은 저층부 리테일을 도입한 대표적인 사례들로 꼽힌다.

이러한 변신에 따른 기대효과는 기본적으로 임대료 수익의 개선이다. 복합용도로 개발할 경우 순수 오피스 용도로 이용했을 때에 비해 임대료가 1.2~1.5배 정도 상승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외에도 리모델링 후 유명 브랜드들을 유치함으로써 빌딩의 대외적 명성과 인지도가 제고된다.

상업용 빌딩으로써 매력이 떨어진 도심 오피스 공간을 주거공간으로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대지용도에 따라 주거용 부동산의 유형은 달라지겠지만 서울 오피스 공실면적을 33㎡규모의 오피스텔로 리모델링한다면 도심 직장인과 신혼부부들이 거주할 수 있는 대략 9만 가구의 거주공간이 확보될 수 있다.

문제는 건물의 주거용 또는 주상복합용도 변경에 따른 관련 행정기관들의 협조다. 현 정부의 국민 주거문제에 대한 관심과 제도적 지원이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결합한다면 이러한 걸림돌은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변신 속에 부동산 재개발, 재건축, 리모델링 시장이 성장한다면 위축된 건설경기에 다소 숨통이 열릴 수 있을 것이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