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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벼랑끝 한국 기업]밖에서도 벼랑 끝…韓 제조업 중국서 고사직전
- 현대차, 中 사드보복 등 영향 영업 악화일로
- 중국 공장 가동 중단 위기 여전…일부 부품 업체 대금 미지급
- 제조업 전반 제3국 투자 분위기 확산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한때 기회의 땅 중국 시장이 한국 제조기업에게 무덤으로 변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자국 산업 보호와 사드 보복이 진정될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제조업체들이 울며겨자먹기로 제3국행을 택하는 일도 속출하고 있다.

막가파식 보복에 국내도 아닌 타국에서 버텨낼 재간은 없다. 한국 기업들로서는 하루 하루 피가 마른다. 현대차와 같은 대기업이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자, 그 영향은 곧바로 부품업체로 날라간다.

기아차의 통상임금 패소로 지분법 손실을 떠안게 된 현대차그룹은 이미 대외 악재까지 겹치며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 1, 2위 자동차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판매량이 감소하며 쉽사리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의 위기는 최고조 상태이다.

지난 2분기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10만515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29만3758대)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기아차 중국 판매량도 작년 2분기 14만5280대에서 올올 2분기 5만2438대로 급감했다. 이에 올해 상반기 현대ㆍ기아차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설상가상 중국 공장 가동 중단 위기까지 봉착했다. ‘사드 보복’ 직격탄을 맞은 현대차 중국 법인이 부품사들에 4개월간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며 부품 공급이 중단돼 중국 내 4개 공장 가동이 차례로 멈춘 것이다. 일주일만에 부품 공급이 재개되며 다시 가동됐지만 아직 대금을 다 지불하지 못해 공장이 언제 다시 멈출지 모른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를 따라 중국에 동반 진출한 부품업체 가운데 145개 업체가 일부 대금을 받지 못해 자금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ㆍ기아차의 계열사인 현대제철 중국 법인도 적자로 돌아섰다. 중국 자동차강판 판매법인 ‘스틸서비스센터’ 5곳의 순이익이 지난해 상반기 240억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74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중국 사드 보복 등으로 고통받는 것은 현대차그룹만이 아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한국 업체의 배터리를 제외시켜버리며 가격경쟁력을 상실했다. 이에 LG화학, 삼성SDI 등 일부 배터리업체는 중국 공장 생산 물량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고 있다.

제조업 전방으로 위기감이 고조되자 제3국으로 투자를 돌리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와 브라질 등지의 판매 강화에 나섰고, 기아차는 최근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 배터리 업체들도 폴란드와 헝가리 등 유럽시장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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