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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상전쟁 스타트] 한미 FTA 재협상·G2 무역전쟁…멍드는 한국 수출
글로벌 무역 위축으로 교역 위기
한미 첫 재협상서 입장차만 확인
美中에 수출의존 가장 높아 우려
전기기기·섬유 의류·피혁 악영향
中 대미수출 줄면 전자부품 타격

한국의 대외교역이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한국의 2대 수출국인 중국과 미국 등 G2의 무역전쟁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는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에 돌입했고, 중국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경제보복을 지속하며 한국을 압박하는 등 대외환경이 짙은 안갯속으로 빠져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G2의 무역전쟁이 글로벌 무역전쟁과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촉발하고 미ㆍ중과의 통상 갈등이 심화할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이 G2의 틈바구니를 뚫고 활로를 찾아야 하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무엇보다 한국은 미국의 FTA 개정 요청에 따라 22일 공동위원회 특별회기 첫 만남을 가졌다.

하지만 8시간의 마라톤 협상에도 불구하고 양국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돌아섰다. 미국은 대(對)한국 무역적자를 이유로 FTA를 개정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고, 한국은 한미 FTA가 무역적자의 원인이 아니며 FTA의 경제적 효과를 정확하게 분석ㆍ평가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응수했다.

양국은 다음 회의 일정조차 합의하지 못하고 회의를 끝냈지만, 미국의 압박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번에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가 자동차, 철강, 정보기술(IT)을 중심으로 2배로 늘었다며 이를 줄이는 방안으로 FTA를 개정하자고 요구, 그 의도를 명확히 했다. 한국의 수출 주력상품이기도 한 이들 품목에 대한 미국의 직ㆍ간접 압박이 지속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미중 간 무역전쟁은 한국 수출의 ‘지뢰밭’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14일 미 무역대표부(USTR)에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와 강제적 기술이전 요구 등 부당한 관행을 조사토록 하는 대통령 각서에 서명하면서 G2 무역전쟁의 방아쇠를 당겼다. 이에 대해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어떠한 보호무역 행동도 반드시 미중 무역관계와 양국 기업의 이익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반격했다.

G2는 한국의 1, 2위 수출 대상국이다. 양국에 대한 한국의 수출비중은 2010년대 이후 줄곧 35%를 웃돌고 있다. 올 1~7월에도 대중국 수출비중이 23.2%, 미국은 12.1%를 차지했다. 동남아 등 이들 국가에 대한 우회수출까지 포함하면 비중은 더욱 높아진다.

한국무역협회는 미중간 통상전쟁이 여러 경로로 우리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무엇보다 중국을 통한 미국 재수출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데, 가공무역 비중이 큰 전기기기(가공무역 비중 65.5%), 섬유ㆍ의류(59.6%), 피혁(58.8%)의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됐다. 또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와 중국 경제성장 둔화로 중국 내수를 위한 수출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즈(FT)는 G2의 무역갈등이 중장기적으로 세계경제의 하방압력 요인이 될 것이라며, 스마트폰 등 중국산 전자제품의 대미 수출 감소 시 중국에 부품을 수출하는 한국과 대만이 상대적으로 심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한국은 중국에 대한 부가가치 수출 비중이 국내총생산(GDP)의 6.8%, 호주는 4.4%로 중국 경기둔화시 충격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출에 힘입어 우리경제가 다소 회복되고 있지만 매우 불안한 상태인 셈이다. 무역협회는 보고서에서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세우는 동시에 미국의 규제가 한국으로 확산할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해준ㆍ배문숙 기자/hj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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