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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 칼럼-양무승 한국여행업협회 회장]빌딩 숲 벗어나는 여행의 가치
휴가철 대중가요(여행을 떠나요) 가사처럼, 먼동이 트는 이른 아침에, 도시의 소음에 시달리던 수많은 사람들이 빌딩 숲속을 벗어났다.

일상에 지치고, 과중한 업무에 힘겨워했던 많은 분들이 잠시나마 치유와 위로를 받았을 것이다.

여행은 다닐 때의 즐거움도 있겠지만, 여행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과정, 다녀와서의 추억 더듬기 등 비단 2박3일 내지 3박4일의 기쁨에 그치지 않는다. 여행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을 품게 되는 몇 주 전 부터, 그 추억으로 고단한 일상을 이기는 몇개월 후까지 이어진다.

낯선 것과 마주하는 모험, 길들여진 것과의 이별, 성공적인 여행을 마쳤을 때의 희열 등 정서적 선물도 다채롭다.

길들여진 것과의 이별은 내 주변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일깨우며, 모험의 성공은 자신감을 키우코 삶의 목표을 보다 선명하게 해 준다.

다른 세상 사람들은 어떤 자연환경속에서 뭘 먹고 어떻게 사는지 늘 궁금하다. 이런 호기심을 채워주기에 여행만한 것이 없다. 문명의 발전은 문화 간 접변속에 이뤄진다. 그래서 여행은 더 나은 삶의 시사점을 얻는 원동력이다. 나아가 여행의 경험은 꿈과 희망을 만들어준다.

여행은 청년들에게 삶의 방향과 목표를 주고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해 나아가게 하며, 중장년층은 건강한 삶의 방식을 배우고, 교류하며 위로받고 있다. 또 부모와 자녀간의 교감을 증진시키고, 친구와의 여행은 우정을 더욱 깊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독일 문학가이자 미술가인 헤르만헤세는 여행과 인생을 연결지으면서 “(여행 과정에서의) 우연한 마주침과, 세상이 숨겨놓은 본질로의 헌신적인 지향이 두 바퀴를 이뤄, 밀어가는 수레(가 인생이다)”라고 썼다. 미국 인류학자 로버트 고든은 여행을 “자기 성찰이고 타자에 대한 이해”라고 규정했다.

고든의 표현대로 여행이라는 이름의 ’자기 계몽을 향한 순례‘는 그러나 여전히 많은 국민들에게 ’그림의 떡‘이다. 여유, 비용 부족 등 때문에 짧은 여가시간에 집에서 TV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국민이 많은 것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최근 조사결과 휴가 계획이 없다는 응답(47.9%)이 절반에 육박했다. 이유는 ‘시간ㆍ마음의 여유가 없다’(76.7%)가 압도적이었다.

건강한 사회의 밑바탕은 구성원의 활력이다. 여행은 행복의 밀알 같은 것이다. 여행을 통해 타인의 삶을 이해하고 배려를 배우며, 인내와 책임을 익히게 된다. 내 삶의 터전과 공동체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하지만 여행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경험은 얻을 수 없다. 가상현실(VR)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여 가보고 싶은 곳을 아무리 사실에 가깝게 구현한다고 해도, 내 발로 그곳을 딛고 선 순간의 시간과 공간의 분위기 그리고 오감을 통해 느끼는 감정을 따라 잡을 수는 없을 것이다.

중국 송나라 때 소철은 훌륭한 문장가가 되고자 묻는 선비에게 ‘독만권서(讀萬卷書), 행만리로(行萬里路)’ 즉 ‘만권의 책을 읽고 만 리를 여행하라‘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책을 통해 지식이 풍성해지고 깊고 넓은 지혜가 생겨나며, 이런 지식과 지혜는 여행이라는 보고, 듣고, 느끼는 체험을 통해 완성되어 인생이 더욱 풍요로워 진다는 것이다.

여행의 가치는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 지금이라도 망설이지 말고 바로 떠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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