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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자흐 고려인, 숨길 수 없는 한민족 ‘흥’ DNA
무형유산원 ‘찾아가는 국악 교습’, 금새 터득
현지 남선무용단, 익숙한 춤사위로 공연까지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한국으로부터 8000㎞ 떨어진 카자흐스탄은 연해주 등 과거 우리의 영향력 하에 있던 지역에 살다가 소련측이 자기네 영토로 확정한 이후 만주, 간도, 한반도의 한민족과 섞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강제 이주시킨 곳이다.

이들은 우리의 고유 문화를 지키기도 했고, 러시아-중앙아시아 문화에 동화되기도 하면서 독특한 퓨전 문화를 만들어왔다.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카자흐스탄의 고려인들은 우리의 전통 음악을 금새 익히더니, 현지 고려인들을 모아 익숙한 춤사위로 공연까지 했다. 한민족의 ‘흥’ DNA는 지구촌 어디를 가든 어렵지 않게 확인됐다.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의 우리 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은 지난 7월20일 카자흐스탄 알마티로 날아가 ‘찾아가는 무형유산 강습’을 시작했다. 이는 지난 20일까지 한달동안 이어졌는데, 실제 교습 보다는 춤을 배운 시간 못지 않게 배운 춤을 현지 고려인에게 공연하는 시간이 많았다.


과제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1-5호 임실필봉농악. 임실이 뭔지, 필봉이 뭔지 조차 몰랐지만 설명을 듣고 춤사위를 보더니 금새 익힌 춤꾼들은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 알마티지부 소속 ‘남선무용단’ 단원들이다.

‘남선무용단’ 단원들은 지난 8일 알마티 지아뜨르스튜디아오르겐에서 강습 결과 발표회까지 가졌다. 청출어람. 모국의 춤꾼들과 다를 것이 없었다.

이들은 ‘2017 재외동포 무형유산 초청연수’에서 배운 ‘태평무(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까지 능숙하게 공연하며 동양인, 서양인이 섞인 카자흐스탄 관람객들의 갈채를 받았다.


지난 11일과 12일에는 주카자흐스탄 한국문화원과 협력해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 아스타나지부 소속 ‘미성무용단’을 대상으로 한국문화원에서도 강습을 진행했고, 이후 20일까지 아스타나 인근 소도시인 코스타나이에서도 찾아가는 무형유산 강습을 했다.

‘남선무용단’을 비롯해 이번 현지 강습과 발표회에 참가한 현지 고려인들은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한국의 신명 나는 전통농악을 배우는 시간을 통해 전통 의상과 악기로 공연을 펼치는 과정에서 고국을 좀 더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져 매우 뜻깊었으며 앞으로도 고국의 전통문화를 계속 배우는 기회가 더 많아지길 희망한다”고 입을 모았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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