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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혐오스런 문신 그만”…나만의 철학 담은 ‘미니타투’ 붐
반려동물·페미니즘·가족애 등
기성세대 시각도 긍정적으로

타투는 자신에게 가장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대상을 몸에 새기는 행위다. 올 여름 새롭게 부상한 ‘미니 타투’도 마찬가지다. 2017년 여름, 대한민국 사람들 역시 자신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단순한 선으로 깔끔하게 표현한 미니멀 타투로 새겼다. 동물권ㆍ페미니즘ㆍ가족애 등의 가치관을 담은 미니 타투에는 현 시대가 담겨있다.

최근 한국에서 새롭게 유행 중인 미니 타투는 전보다 간소해진 단순한 디자인으로 일반인들의 진입장벽을 낮췄다. 기존의 화려한 디자인에 부담을 느꼈던 사람들까지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자, 타투를 찾는 사람들 수만큼 타투에 담긴 의미도 더욱 풍부해졌다.

직장인 정모(28) 씨의 타투에는 반려견을 가족처럼 생각하고 동물권을 중요시 하는 세태가 반영돼 있다. 정 씨는 최근 왼쪽 팔뚝 위에 얼마전 무지개 다리를 건넌 반려견의 얼굴을 타투로 새겼다. 정 씨는 “단순한 선으로 표현한 반려견의 얼굴을 표현하니까 귀엽고 부담없어서 좋다. (반려견이) 곁에 없지만 기억하고 싶어서 타투를 하게됐다“고 밝혔다. 서울 마포구에서 타투이스트로 활동하는 이모(31)는 “가족의 생년월일이나 이니셜 등을 타투로 새기는 경우는 이전에도 많았지만 반려동물의 얼굴을 새기는 경우는 최근 들어서 크게 늘었다”며 “요즘에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게 된 결과”라고 밝혔다.

지난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사회적 화두로 부상한 페미니즘의 의미를 담은 타투를 새기는 경우도 있다. 서울 마포구의 타투이스트 윤모(32)씨는 “최근에는 (여성의 자궁형상을 닮은) 아보카도를 새기거나 자궁을 형상화한 도안을 새기러 오는 여자 손님들도 생겼다”고 밝혔다. 반면 윤씨는 “도안의 의미를 설명하지 않으면 직접적으로 페미니즘을 상징하는 것인지 알기 쉽지 않다. 디자인 측면에서 세련되게 하기 위한 이유도 있겠고 메시지를 또렷하게 드러냈을 때 사회적으로 받을 억압 같은 것도 고려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밝혀 한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인 페미니즘을 둘러싼 온도차를 실감케했다.

타투가 보편화 되면서 이를 보는 기성세대의 시각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게재된 타투 인증사진 중 ‘우선 타투를 하고 후에 부모님께 두드려맞는다’란 의미의 해쉬태그(#)가 1000여 건에 이를 정도지만 요즘엔 예외도 종종 보인다. 타투이스트 이씨는 “부모님의 필체로 좌우명 등을 새기겠다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있다. 타투에 쓴다고 하니까 또박또박 정성들여 쓴 문구를 손에 쥐어 보내시는 부모님들도 계시고 가족사진 타투에 쓸 사진을 함께 골랐다는 경우도 있다. 인식이 조금씩 변화하는 게 보인다”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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