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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옥고’에 풀죽은 청년들…“연애가 뭔가요?”
보증금 70%ㆍ月 임대료 65% 부모의존
“現 주거비比 20~30% 낮아야 적정 수준”
국토연구원 1인 청년가구 500명 설문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주거문제로 고통받는 청년층은 결혼ㆍ출산 뿐만 아니라 연애도 주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들이 살고 있는 전ㆍ월세 방의 보증금ㆍ월세의 65~70%는 부모가 대주는 걸로 조사됐다. ‘지옥고(반지하ㆍ옥탑방ㆍ고시원)’를 전전하는 청년들의 주거문제는 고스란히 부모 세대에게 전가돼 해결방안 도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국토연구원이 21일 발표한 ‘1인 청년가구 주거여건 개선을 위한 정책지원방안’ 보고서엔 주거비 부담에 시달리는 청년들의 고민이 상세하게 드러나 있다. 연구원은 6~7월 수도권ㆍ부산에 살고 있는 1인 청년가구 500명을 대상으로 주거 현황 등을 조사했다. 

1인청년가구의 주거비 부담 [출처=국토연구원]

연구원은 주거비 부담이 연애와 결혼 등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을 조사해 ‘0(아무 영향 없음)’부터 ‘100(매우 영향을 줌)’까지 수치화했다. 그 결과, 연애(65.4점), 결혼(83.1점), 출산·양육(86.7점), 내집마련(87.2점) 순으로 조사됐다.

65점대인 연애는 ‘약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평가됐다. 특정 항목의 점수가 50점이 넘으면 주거비 부담이 그 행위에 영향력을 준다고 봐야 한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설문과 별도로 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인터뷰에서 한 응답자는 “내가 지금 살 집도 변변치 않은데 결혼은커녕 연애도 염두가 안 난다”고 했다. 또 다른 청년은 “내집 마련에 엄두가 나지 않아 결혼이나 출산을 포기한다는 얘기는 TV에서나 있는 줄 알았는데 주변에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있어 놀랐다”고 답했다.

설문 응답자들의 거주 형태는 보증부 월세(87.6%)가 대부분이었고 전세는 10.0%였다. 보증금 규모는 보증부 월세는 평균 1542만원, 전세는 7148만원이었다. 보증금의 70% 이상은 부모로부터 지원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보증금 7184만원 중 4430만원(62.0%), 보증부 월세 보증금 1542만원 중 1178만원(76.4%)은 부모가 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월 임대료는 평균 34만6000원이었고, 이 가운데 22만5000원(64.9%)은 부모가 지원해 준 것이었다.

청년들이 생각하는 적정 주거비는 현재보다 20~30% 낮은 수준이었다. 월 임대료의 경우 적당하다고 보는 금액은 현재의 72.5% 수준인 25만원으로 평가됐다.

보증금에 대해서는 전세보증금은 현 수준의 70.4%(5034만원), 보증부 월세는 87.2%(1344만원) 수준이 적당하고 답했다.

1인 청년가구가 주택을 선택할 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대중교통 접근성(49%), 학교ㆍ직장ㆍ학원까지 거리(46%) 순으로 나타났다. 주거시설이나 환경보다 위치를 더욱 중요하게 여기는 셈이다.

박미선 책임연구원은 “청년에 대한 주거안정자금과 전세자금대출 이자지원 등 주거비 경감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대중교통 접근성과 주택계약 및 거주 과정에서고충을 완화해줄 수 있는 수요 맞춤형 정책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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