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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역사의 증인’ 강진구 전 삼성전자 회장 별세
[헤럴드경제] 한국 전자업계의 산증인 강진구 전 삼성전자·삼성전기 회장이 향년 9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유족은 20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강 전 회장이 어제 오후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강 전 회장은 1927년 경북 영주 출생으로 대구사범학교와 서울대 공대 전자과를 졸업했다. 그는 육군 대위 복무를 마치고 KBS와 미8군 방송국, 중앙일보 동양방송 이사를 거쳐 1973년부터 삼성에 몸담았다.

삼성 창업주 이병철 전 회장은 직접 강 전 회장 영입을 지시했고, 이후 삼성전자 전무·사장, 삼성전자부품·삼성정밀 사장, 삼성반도체통신 사장, 삼성전기 대표이사, 삼성전자·삼성전관·삼성전기 회장, 삼성그룹 구조조정위원 등을 거치며 삼성 ‘반도체 신화’의 초석을 깔았다.

강 전 회장은 회고록에서 “흔이 있는 일은 아니기 때문에 막연히 ‘회장님께서 나를 눈여겨 보시나보다’ 정도로 생각했지 삼성전자를 맡기실 줄은 몰랐다”고 적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강 전 회장에 대해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전관 회장을 지낸 삼성의 역사 그 자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지난 1995년 6월 ‘삼성 명예의 전당’ 설립과 동시에 첫번째로 헌액된 인물로도 유명하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지난 1996년 강 전 회장이 발간한 회고록 ‘삼성전자 신화와그 비결’의 추천사에서 “오늘의 삼성전자를 있게 한 최대의 공로자”라면서 “세계 전자업계에서조차 강 회장을 한국 전자산업의 대표적 전문경영인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강 전 회장은 1960년 국내 최초의 민영 TV방송인 동양방송 개국에 참여하면서 ‘우리 전자산업의 뿌리를 내려보겠다’며 모든 TV방송장비를 우리 기술로 제작하는 역할을 자임했으며, 이를 눈여겨본 이병철 전 회장으로부터 발탁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삼성전자에 부임하자마자 당시 적자였던 회사를 흑자기업으로 바꿔놓은 데 이어 세계적인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 키웠다.

상무로 부임한 지 3개월 만에 대표이사 전무로, 전무가 된 지 9개월 만에 다시 사장으로 발탁되는 초고속 승진의 신화를 남기기도 했다.

특히 전자공업진흥회장, 전자산업진흥회장, 전자부품연구원 이사장 등을 지내며국내 전자업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꼽혔고, 2006년에는 서울대와 한국공학한림원이 선정한 ‘한국을 일으킨 엔지니어 60인’에 오르기도 했다.

스스로 ‘전자 인생’을 살았다고 말한 강 전 회장은 금탑산업훈장, 벨기에 그랑그로스왕관훈장, 포르투갈 산업보국훈장, 정보통신대상, 장영실과학문화상 등을 받았다.

2000년 12월 31일 건강 문제와 후진 양성을 이유로 삼성전기 회장직을 사임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유족으로는 강병창 서강대 교수, 강선미 서경대 교수와 강선영 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23일 오전 7시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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