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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드라마 속 靑 수석실, 현실은 어떨까?…‘드라마는 드라마다’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최근 방영된 드라마 ‘비밀의 숲’은 청와대 수석비서관이 핵심 인물로 등장한다. 왜곡된 사명감으로 끝내 수석 자리에까지 오른 등장 인물의 인생사처럼, 그를 맞이한 청와대 수석실은 화려하기 그지 없다. 세세한 벽 문양과 기업 회장실을 연상케 하는 방 크기는 시청자를 압도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이한 지난 17일, 청와대는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오픈하우스’ 행사를 열었다. 일반인은 물론, 출입기자조차 좀처럼 보지 못한 청와대 참모진의 업무 공간을 엿볼 기회다. 


각 청와대 수석실을 볼 수 있던 것도 물론이다. 일단, 덥다. 무더위가 물러난 날씨임에도, 일정 온도가 돼야만 가동되는 냉방시설 탓에 방문한 기자들도 연신 손 부채질이었다.

드라마 속 수석실 입구까지 깔린 레드카펫 대신, 좁은 복도와 여기저리 널린 서류뭉치 등을 통과해야 수석실에 도착한다. 오히려 한국 드라마보다 미국 드라마 ’웨스트윙’ 속 묘사가 현 청와대 풍경과 더 닮아 보인다. 수석실엔 책상과 회의 테이블, 책장 정도가 배치돼 있다. 물론 드라마 속의 가죽 의자는 ‘드라마 소품’일 뿐이었다. 한 수석실 책상 밑엔 낡은 운동화와 슬리퍼가 눈에 띄었다. 직장인이라면 필수 갖춰야 할 아이템. 수석실도 일반 회사 집무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대통령 집무실은 어떨까.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비서동인 여민관에서 집무를 보고 있다. 여민1관 3층에 대통령 집무실이 있다. 크기는 87.27㎡. 약 26평이다. 외신 기자들 눈에 비친 평가가 우려될 만큼, 대통령 집무실은 말 그대로 집무실이었다.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일만을 위해 최적화된 듯하다. 일자리 상황판엔 각종 경제 지표가 적혀 있고, 대통령의 책상과 회의 테이블 정도가 전부였다. 기존 대통령이 사용한 본관 집무실은 이보다 2배가량 크다. 


예전 한 청와대 직원이 사석에서 “믿거나말거나 여민관에 쥐가 나온 적이 있다”는 말을 했었다. 실제 접해보니, 아주 허무맹랑한 소리만은 아녔는가 싶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현실은 현실이다.

그래도 취재진을 맞이한 직원들의 표정은 하나 같이 밝았다. 마치 정말 본인 집을 ’오픈하우스’하는 것처럼 즐겁게 취재진을 맞았다. 하긴, 누구나 경험했듯 어디서 일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누구와 일하는가이다. 더워도 좁아도 청와대 사람들이 웃고 있는 이유일테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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