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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유사들 R&D 비용 여전히 ‘소수점대’
- 글로벌 정유사 비해서도 낮아
- 장치산업 특성 감안해도 연구개발 투자 강화 필요 목소리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올 상반기 정유사들의 매출액 대비 연구ㆍ개발(R&D) 비용이 여전히 소수점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장치산업인 만큼 다른 업종과의 단순 비교는 맞지 않다는 것이 정유사들의 입장이지만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R&D 비용을 늘려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의 매출액 대비 R&D 비용 평균은 0.1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대기업 평균(1.4%)은 물론 중견기업(1.05%), 중소기업(0.8%)에 비해서도 낮은 수치다.

업계 맏형인 SK이노베이션은 그나마 상황이 낫다. 지난 상반기 매출액의 0.4%인 881억원을 연구개발비용으로 투자했다. 2015년(0.34%), 2016년(0.37%)과 비교해 늘어나는 추세다. 자회사인 SK에너지만 놓고 보면 매출액 대비 0.1%(142억원)로 뚝 떨어지지만 SK이노베이션이 유가 등 외생변수에 취약한 정유업을 넘어 화학/배터리 분야로의 집중 투자를 천명한 만큼 R&D 비용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GS칼텍스는 같은 기간 매출액의 0.19%인 256억원을 R&D 비용으로 지출했다. 2015년(0.17%), 2016년(0.21%)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에쓰오일(매출액 대비 0.07%, 68억원)과 현대오일뱅크(0.03%, 21억원) 역시 2015년, 2016년과 비교해 큰 변화 없이 정체된 수준을 맴돌았다.

정유사들은 장치산업의 특성상 R&D 보다는 시설 최적화와 유지보수에 더 많은 돈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신제품이나 신기술 개발보다는 설비의 유지ㆍ보수 작업을 통한 최적화가 더 중요하기에 그동안 시설 투자에 주력해왔다는 설명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들은 매출액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연구개발비 비중이 낮게 보이는 경향이 있다”면서 “핵심역량이 아닌 새로운 분야에 연구개발비를 지출하는 건 오히려 리스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유사들과 사업군이 겹치는 글로벌 정유·석유화학 기업의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미국 다우케미칼 3.3%, 독일 바스프 3.8%, 일본 미쓰이 2.3%(2015년 기준) 로 높은 수준이다.

한 증권사 정유 담당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고 신재생에너지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는 상황에서 정유사들의 위기의식이 여전히 낮은게 아닌지 생각해볼필요가 있다”며 “미래 먹거리 발굴과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선제적이고 중장기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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