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스탠리 피셔 부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공화당의 은행 규제 완화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피셔 부의장은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정치권에서 거론하는 은행 규제 완화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상황으로 되돌아가려는 시도라며 “극히 위험하고 근시안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공황 이후 거의 80년 만에 같은 강도의 또 다른 금융위기를 맞았지만 10년이 경과한 현재 모두가 금융위기 이전 상황으로 되돌아가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이는 실로 극히 위험하고 극히 근시안적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
| [사진=게티이미지] |
피셔 부의장의 발언은 미국 공화당이 금융기관들에 적용하는 자본과 유동성 요건이 대출 능력을 해치고 있다며 완화를 주장하고 있는 것을 겨냥한 것이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6월 발표한 정책 건의 보고서에 이를 반영했다. 대형 은행들을 대상으로 한 연례 스트레스테스트(재무건전성 평가)의 빈도와 강도를 개선하고, 글로벌 자본 및 유동성 기준을 폐지하며, 자기자본을 이용한 투기성 거래를 제한한 볼커룰의 신축적 해석 등을 요구한 것이다.
피셔 부의장은 이에 대해 “그 정치적 역학의 배경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지만 성숙하고 지적인 사람들이 지난 10년간 구축한 모든 것들을 없애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피셔 부의장은 소형 은행들에 대한 규제 완화 노력을 지지하지만 대형 은행들에 대한 규제의 부담을 줄이라는 정치적 압력에 관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특히 스트레스 테스트를 완화하라는 압력은 “매우 매우 위험하다”면서 미국이 이른바 그림자 금융의 대책을 아직도 마련하지 않고 있는 것은 “엄청난 실수”라고 비판했다.
피셔 부의장은 일부 공화당 정치인들이 금융안정위원회(FSB)를 비롯한 국제기구들을 공격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미국 정치권이 우리를 매우 위험한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을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pin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