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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종 갈등’ 부추기는 트럼프…등돌리는 우군들
-‘인종차별 논란’ 트럼프 우군 그룹도 비판 가세
-부시 父子 공동성명 “모든 형태의 증오 거부해야”
-공화당 수뇌부, 최측근 재계 CEO들 등 돌려
-트럼프 “자문위원회 2곳 해체” 돌연 선언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샬러츠빌 사태’와 관련해 사실상 백인우월주의를 두둔해 논란이 확산되자 여당인 공화당은 물론 든든한 우군이던 재계 CEO들이 줄줄이 등을 돌리고 있다. ‘인종의 용광로’라고 불릴 정도로 인종 간 화합을 중시하는 미국의 대통령이 인종 갈등을 부추긴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조지 H.W 부시와 조지 W.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자는 1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미국은 언제나 인종 편견과 반(反) 유대주의, 모든 형태의 증오를 거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샬러츠빌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런 진실이 미국의 위대한 전통으로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며 영원할 것이라는 점을 안다”고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인우월주의 두둔 행보에 “미국은 인종편견 등 모든 증오를 거부한다”며 성명을 낸 조지 H.W 부시(왼쪽)와 조지 W.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자. [사진=AFP연합]

퇴임 후 최대한 공개 발언을 삼가던 오바마 전 대통령도 전날 트위터에 “태어날 때부터 피부색이나 출신, 종교를 이유로 다른 사람을 증오하는 사람은 없다”는 글을 올려 비판에 가세했다.

인종차별 논란이 거세지자, 여당의 상하원 수뇌부마저 대립각을 세웠다.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원내대표는 성명을 내 “우리는 인종 증오 이데올로기에 대해 관용할 수 없다”며 “좋은 신(新) 나치는 없으며, 그들의 견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미국의 이상과 자유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우리는 모두 증오와 폭력의 사악함이 머리를 드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나 맞서 싸울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CNN은 매코널 원내대표까지 등을 돌리면서 사실상 인종차별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 견해에 동조하는 의원은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부동산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의 든든한 지원군이던 재계 CEO들도 줄줄이 비판 성명을 내놨다. 특히 트럼프의 최측근 ‘우군’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이 공개적으로 대통령에게 등을 돌렸다. ‘대통령 직속 전략정책포럼’(SPF) 멤버이기도 한 그는 이날 JP모건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샬러츠빌 사태의) 가해자들이 보여준 죄악은 비난받아야 한다”면서 “다양성과 인류애로부터 강인함이 나오는 이 나라 어디에도 그들을 위한 자리는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목하며 “이번 샬러츠빌 사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면서 “인종주의, 불관용, 폭력은 언제나 옳지 않다”고 말했다.

다이먼 회장은 그동안 파리기후협정 탈퇴 등 굵직한 이슈로 재계가 들끓을 때도 각을 세우는 발언은 자제해왔다. 경제전문지 포춘은 “그동안 기꺼이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일을 해왔던 다이먼이 결별을 선언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블랙스톤 창업자로 SPF를 이끌었던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포럼이 해산되고 있다고 알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그는 또 “이 나라에는 절대로 인종주의와 폭력을 위한 공간이 없다”고 밝히며 트럼프와 대립각을 세웠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슈워츠먼 회장을 “비즈니스 업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가까운 친구 가운데 한 명”으로 소개한 바 있다. 이번주 백악관 자문위 사퇴를 선언한 기업인만 모두 7명에 달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나마 남아있던 재계 인사들조차 트럼프 대통령에 등을 돌리자,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자문위원회 2곳을 모두 해체하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위터에 “제조업자문위원단(AMC)과 전략정책포럼(SPF)의 기업 경영인들에게 압력을 가하느니, 둘 다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며 상황을 수습하기보단 논란을 더욱 확산시켰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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