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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충제 계란 쇼크] “사고 안사고는 소비자가 판단할 일”…동네마트 ‘아무일 없었던듯’ 계란 유통
대형마트·백화점은 회수했는데
소매점 15일이전 출하분 판매
안내멘트도 없어 피해 우려

“살지 말지는 고객들이 알아서 하겠죠.”

국내산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돼 논란이 된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동네슈퍼 계란 판매대엔 여전히 물량 전체가 진열돼 있었다. 정부가 발표한 살충제 계란에 대한 안내 멘트는 전혀 없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를 비롯해 백화점, 편의점, 주요 온라인마켓이 이미 계란 및 관련 제품 판매를 중지한 이후였다.

해당 동네슈퍼 관계자는 “아직까지 정부로부터 아무 연락이나 통보를 못받은 상태”라며 “구매할 지 여부는 소비자들이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서울 중구 신당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모(33) 씨는 “오전부터 뉴스에 살충제 계란 얘기가 많이 나오던데 아직 (동네슈퍼에선) 보여서 의아했다”며 “안내멘트도 없어서 뉴스 안 본 사람들은 쉽게 사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살충제 계란 파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조사 결과, 경기 남양주 마리공장과 경기 광주의 우리공장에서 출하된 달걀에서 방역당국의 허용량을 넘어선 양의 피프로닐(Fipronil) 살충제 성분과 비펜트린(Bifenthrin) 살충제 성분이 각각 검출됐다. 이에 농림식품부는 전국의 1456개의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살충제 전수 검사를 시작해 3일 안으로 조사를 마칠 계획이다.

이에 대형마트, 백화점, 편의점 등 주요 계란 판매처에선 계란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지난 15일을 기준으로 주요 유통업체들은 정확한 정부 측의 발표가 나올 때까지 계란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히고, 이를 현장에서 안내문을 통해 고지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자체 조사 결과 문제의 살충제 계란이 납품되진 않았고, 법적으로 판매를 중단할 의무가 있는 건 아니다”면서도 “살충제 계란 파동에 대해 아직 조사중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불안감이 높아 신선란을 포함해 가공란과 계란을 원재료로 하는 간편식 제품 및 과자류 판매를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 유통업체에선 직접적으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장 출하분이 아니라면 회수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경기도, 강원도 등 각 지방자치단체는 지난 15일 자정을 기점으로 도내 모든 농장의 계란 출하를 중단한 상태다. 하지만 이전에 출하돼 유통된 계란은 여전히 개인이 소유한 마트와 소매점을 중심으로 판매대에 올라있다. 환불 규정도 제각각이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의 경우 구매 영수증과 계란을 갖고 매장을 방문하면 환불이 가능하지만 소매점의 경우 환불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다. 한 개인슈퍼 관계자는 “지금 판매대에 놓여있는 건 이미 지난 주에 들어온 물량들”이라며 “일부 농장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온건데 국내산 계란이라고 무조건 환불해주거나 판매를 중단할 의무는 없는 것 아니냐”며 반문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장에서 유통된 달걀에 대해 27개 항목의 농약 잔류기준을 검사해 부적합 시 전량 회수 및 폐기조치할 계획이다. 현재 식약처는 전국 6개 지방청 및 17개 지자체 가용 인력을 총동원해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 납품하는 국내 계란 수집업체에서 보관ㆍ판매 중인 해당 계란을 대상으로 수거 및 검사 중이다.

구민정 기자/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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