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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작’이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고 풀어나가는 방식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SBS 월화드라마 ‘조작’ (극본 김현정, 연출 이정흠)은 이야기가 흥미롭지만 아직 확 오지는 않는다. 다른 수사 장르물에 비해 진용을 짜는 시간이 조금 많이 걸렸다.

언론과 검찰의 관계를 보여주는 기존 드라마와는 다른 ‘기레기‘라는 새로운 요소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조작’에서 기레기는 언론사로 제대로 인정도 못받는 3류에서 엄청난 일도 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모두 포괄하는 단어다.

6회까지는 포석을 까느라 시간이 걸렸다면, 앞으로는 악(적폐와 비리)을 파헤쳐나가는데, 단순히 악의 적발과 처단만이 아니라 구조적 비리구조와 여론조작(권력과 언론의 결탁)이 좀 더 구조적으로 드러나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해줄 전망이다.


기존 콘텐츠는 권력과 결탁한 언론의 여론조작(내부자들)이거나 진실을 파헤치는 기자들 이야기인데, 여기는 기자 종류도 크게 두가지이다.

언론사 적폐세력의 상징처럼 된 대한일보의 구태원 상무를 연기하는 문성근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존 드라마는 검사, 큰 신문사 기자, 작은 신문사 기자가 얽힌 일을 해결하고 끝난다”면서 “(작가에게 확인한 건 아니지만) 여기서는 작가가 부패와 기득권, 조직, 구조의 문게를 더 많이 느끼고 쓴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기득권 권력 문제가 바로 해결이 안되고 문제는 남아있는, 점층구조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성근은 “원래 탐사 전문 기자로 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간부가 되면서 변했다. 한때는 정의로웠지만 이제 그것은 접어두고 있는 사람이다.훨씬 더 다면적 표현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조작‘은 남궁민(한무영 기자)과 유준상(이석민 기자), 그리고 엄지원(권소라 검사)이 공조를 하면서 비리나 구조적 악을 해결해나갈 모습이 기대를 모은다. 지금까지는 그 일을 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기존 구도가 달랐기에 포석의 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고 봐야 한다.

기레기 역인 남궁민은 “한무영은 형에 대한 복수로 물불 안가리고 나섰지만 수사기관을 만나면서 조금씩 변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기레기지만, 기자다운 사람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다른 드라마와는 다르게 보여줄 것이다”면서 “그래서 일관된 캐릭터가 아니라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처음에는 천방지축 사고를 일으키는 사람에서, 진지해지고 무거워지고 있다. 내 개인의 복수가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어서, 사명감을 가지고 해야 한다. 우리 모두가 피해를 보고 있으니,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내가 기레기에서 기자로 변해가는 과정을 담고, 이석민 기자와 권소라 검사까지 변해가며 성장한다. 세 사람이 뭉쳐 나가는게 이 드라마의 차별점이다”고 전했다.

유준상은 대한일보 탐사보도팀에서 잘나가다 물을 먹었지만 다시 스플레시팀을 부활시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유준상은 “나는 너네들 기레기를 인정 안했지만, 어느 순간 이들처럼 하면 대한민국의 적폐가 없어질 것 같다. 이들이 수사관도 아니고, 언론으로 선을 넘기도 하지만 오히려 우리보다 더 잘해나가니까, 스스로 반성하면서 더 잘 공조하게 될 것 같다”면서 “기자라는 직업을 전달하는데 있어 단어 선택이나 표현을 많이 생각한다. 잘못된 기자의 모습을 보여주면 안될 것 같아서다. 연기톤도 조금씩 변화한다”고 했다.

기레기와 함께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좇는 권소라 검사 역의 엄지원은 “기득권에 저항하려는 일개검사, 강직하고 타협하지 못하는 지점이 너무 전형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도 했지만 검사선서가 권소라를 이해하게 해주었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정공법은 아니지만 언론과 공조해 수사해나가는 지점이 앞으로 흥미롭게 전개될 것이다”고 팁을 주었다.

‘조작’에서는 기존수사물과는 다른 구도의 공조시스템이 100% 현실적이지는 않지만 100% 비현실적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부패라는 거대 덩어리를 무너뜨리는 ‘조작‘만의 공조방식이 큰 파열음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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