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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년 달려온 현대차…위기 넘어야 ‘미래 50년’ 보인다
악재 극복 금융위기때도 흑자
사드보복·연례적 노조 파업…
통상임금까지…리스크 산적
자율주행등 미래차 기술 키워
100년 현대차기업 근육강화를

현대자동차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판매감소 폭을 단 4%대로 방어했다. 이듬해 글로벌 판매량이 5년 만에 100만대 밑으로 떨어졌지만, 1999년 곧바로 130만대 수준으로 회복하며 10년 연속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관련기사 11면

전 세계 시장이 요동쳤던 2008년 금융위기에 도요타가 창립 이후 첫 적자를 맞을 때도 현대차는 전년보다 3% 줄긴 했지만 1조8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했고, 2009년 사상 첫 연간판매 300만대 고지를 밟으며 또 한번 저력을 보였다.

현대차는 지난 20년간 두 차례 메가톤급 악재가 터져도 이를 순조롭게 극복하며 기아차와의 통합판매량으로 2010년부터 7년 연속 글로벌 5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올해 들어 5위권 수성조차 위태로울 정도로 역대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올해는 현대차 창립 50주년이지만 내부에서는 50년 중 최악의 상황이라는 진단까지 나오고 있다.

50주년을 맞은 현대차가 다음 50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과거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넘긴 것처럼 지금의 위기를 딛고 무너진 성장판을 다시 일으켜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입사 10년차 미만 대리급부터 30년차를 훌쩍 넘긴 사장급까지 최근 현대차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입사 이후 가장 힘든 시기”라는 말이 공통적으로 나오고 있다. 과거 판매량이 감소하면 신차 출시시기를 앞당겨 부진을 만회하는 것이 가능했고, 특정 지역에서 침체를 겪으면 다른 지역에 집중했지만 지금은 그 어떤 전략도 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금의 현대차가 있기까지 주요 경쟁력이 ‘가성비’였는데, 중국은 물론 일본차에도 가성비가 밀리면서 현대차의 판매전략이 사실상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에 현대차 전체 판매량의 20%를 차지하는 중국시장에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복에 따른 판매부진이 지속되고, 이미 노조는 6년 연속 파업의 길에 들어서 엎친데덮친 상황을 맞고 있다. 급기야 기아차의 통상임금 리스크마저 터지면 현대차는 지분법상 손실까지 대거 입게 된다.

현대차의 지난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5.4%로 전년 동기보다 1.2%포인트 하락, 글로벌 12개 완성차업체 가운데 지난해 4위에서 5계단나 내려간 9위로 추락했다. 기아차 영업이익률은 3.0%로 2.2%포인트 줄며 작년 공동 8위에서 12위까지 떨어졌다.

이 같은 상황에 현대차는 당장 눈앞의 실적개선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5년 이후 시장을 내다보는 중장기적 생존전략을 짜야 한다는 주문이 따르고 있다.

2009년 미국 역사상 네번째로 큰 규모의 파산보호신청을 한 GM은 곧바로 ‘New GM’을 출범하고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 자국은 물론 각국 생산시설을 정리하는 글로벌 사업조정을 단행했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쇼크로 창립 후 첫 적자를 내고, 2009년 대규모 리콜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던 도요타는 ‘보다 좋은 차 만들기’라는 근본적인 변혁 아래 지금의 TNGA(도요타 뉴 글로벌 아키텍처) 개발에 집중했다.

현대차도 지난 50년간의 저력을 재기의 발판으로 삼고, 핵심 기술에 선택과 집중하는 것이 급선무로 꼽힌다. 현대차는 작년 기아차와 합세해 도요타와 GM보다 빠른 속도로 누적판매 1억대를 기록했다. 이는 재도약을 위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연기관 성장은 둔화됐지만 미래차 시대에 대비해 핵심기술을 최대한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생산성에 비해 임금이 전체 비용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면서 현대차 이익은 지금까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이 발생했다”며 “생산성과 무관하게 임금이 오르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미국처럼 실적과 연계되는 급여보상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노사문제에 있어 중요한 해법”이라고 지적했다. 

정태일ㆍ박혜림 기자/kill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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