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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분정리ㆍ사업재편ㆍ지주사 전환…뚜렷해지는 SK家 독자경영
- SK그룹 계열사 통합 조정 작업 봇물
- 표면적 느슨한 그룹형태, 속내는 사촌간 독자경영
- 조기 계열분리 가능성은 희박, 지주사 전환 최창원 부회장 주목

[헤럴드경제=손미정ㆍ배두헌 기자]SK그룹 내 혼재돼 있던 계열사간 통합ㆍ조정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며 최태원 회장, 최창원 부회장, 최신원 회장 등 SK가(家) 2세들의 독자 경영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사촌 경영’ 형태의 느슨한 그룹 체제를 유지하는 모습이지만, 독자경영 체제가 안정적으로 확립될 경우 과거 LG가(家)가 거친 계열 분리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SK네트웍스 ‘환골탈태’…계열사 ‘선택과 집중’= 사촌간 독자경영 구도 행보는 SK가(家)의 맏형인 최신원 회장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최신원 회장은 SK그룹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 차남이다.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의 형이자 최태원 회장과는 사촌지간이다.

최 회장은 지난 3월 SK그룹의 모태격인 SK네트웍스 회장으로 취임한 후 계열사 지분을 차례로 매각하면서 동시에 SK네트워크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며 주목받았다. 현재 최 회장의 SK네트웍스 지분은 0.63%까지 늘어난 상태다.

최 회장은 SK네트웍스의 적극적인 사업 재편 움직임으로도 관심을 받았다. 최 회장은 취임 후 같은 해 11월 SK매직(구 동양매직) 인수로 렌탈사업에 시동을 걸었고 뒤이어 패션부문을 현대백화점그룹에, LPG충전소를 SK가스에 매각하면서 연이어 비핵심 사업 정리에 나섰다. 그리고 지난 10일에는 유류 도매 유통사업마저 SK이노베이션의 정유부문 자회사인 SK에너지에 양도했다. 그리고 ‘홈케어’와 ‘모빌리티’ 등 미래 성장형 사업을 핵심으로 한 ‘딥 체인지’ 가속화를 선언했다.

이런 움직임을 두고 재계에서는 사촌간 독자경영을 위한 SK그룹 계열사 간 ‘선 긋기’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한 재계 관계자는 “경영 효율성에 방점이 찍혀 있지만 사업 조정도 눈에 띈다”면서 “계열사 간의 사업 구분이 확실해지고 있다는 것은 곧 사촌 간의 독자 경영이 보다 뚜렷해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독자경영 행보 속 계열분리는 ‘신중’= 이에 시장의 관심은 SK그룹간 계열 분리 가능성으로 모아지고 있다. 최신원 회장의 경우 SK네트웍스에 대한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는 것이 재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현재 SK네트웍스의 대주주는 SK그룹 지주회사인 SK㈜로 지분율이 39.14%에 달한다. 최 회장이 최근 계열사 지분 매도로 손에 쥔 현금 200억원 가량을 모두 SK네트웍스 지분 인수에 쓴다고 해도 지분율은 1.7~1.8% 정도에 불과하다.

다만 최신원 회장의 친동생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은 다소 상황이 다르다. 앞서 지난 6월 최창원 부회장은 SK케미칼의 지주사 전환을 발표했다. 최 부회장은 SK케미칼의 대주주(지분율 18.47%)이기도 하다. 최 부회장이 마음만 먹으면 계열분리가 가능할 수 있는 이유다.

SK그룹 사정에 밝은 재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는 최창원 부회장 계열회사들이 ‘SK’ 꼬리표를 뗄 이유가 없어 보인다”면서도 “향후 언젠가는 다가올 계열분리를 위한 사전작업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촌 간 계열분리 없이 하나의 SK그룹으로 계속 유지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실제 최태원 회장은 작년 10월 SK그룹 CEO세미나에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지분이라는 주식 관계로 형성된 것을 그룹으로 보지만 나는 지분과 주식이라는 관계를 뛰어 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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