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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뱃세 인하논란ㆍ궐련담배, 흡연자들 ‘흔들’] 단번에 못 끊으면 단계적으로 흡연량 줄여보세요
- 野 ‘담뱃세 인하’ 발의ㆍ‘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 유혹에
- 금연 결심 흡연자들 ‘흔들’…‘니코틴 함유’ 전자담배, 도움안돼
-“담배, 단번에 못끊으면 보조제 등 도움받아 서서히 줄여 볼 것”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20년 넘게 담배를 피운 회사원 박모(40) 씨의 흡연량은 하루 한 갑. 박 씨는 평소 등산 등을 꾸준히 하며 누구보다 건강을 자신해 왔다. 하지만 최근 건강검진에서 나온 ‘폐 기능 저하’ 소견에 충격을 받았다. 즉시 담배를 끊기로 결심했지만, 올해 초 바뀐 업무의 스트레스가 문제였다. 마침 최근 야당에서 ‘담뱃세 인하 법안’을 발의한 데다, 주위에서 “유해성이 줄었다더라”며 궐련형 전자담배를 추천 중이다. 그는 금연 시기를 내년 초로 미룰까 고민하고 있다.

최근 자유한국당이 ‘담뱃세 인하 법안’을 국회에 냈다. 담배업계도 “‘아이코스’, ‘글로’ 같은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보다 타르 등 유해 물질 함량이 90%가량 낮다”고 홍보하면서 금연을 결심했던 흡연자들이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금연은 결심했을 때 해야 하고, 단번에 하는 것이 어려우면 보조제 등의 도움을 받아 단계적으로 흡연량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라고 보건당국과 전문의들은 조언한다. 

 
담배를 단번에 끊기 어렵다면 보조제 등의 도움으로 서서히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헤럴드경제DB]

‘니코틴 포함’ 궐련형 전자담배, 중독성 있어…금연에 도움 안돼=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포털,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는 ‘금연을 위한 전자담배를 추천해달라’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박 씨 같은 흡연자가 금연을 위한 대안으로 전자담배를 고려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궐련형 전자담배나 액상형 전자담배, 모두 ‘담배사업법’상 담배로 분류된다. 또 둘 다 니코틴을 함유, 중독성이 있어 금연에는 도움이 안 된다. 유해성에 대대한 논란도 여전히 뜨겁다.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달 중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유해성 검사에 착수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올해 4월 식약처는 전자담배의 유해성 분석 검사 결과를 이미 발표했다”며 “곧 시작되는 유해성 검증에서는 유해 물질 중 니코틴과 발암 물질인 타르 등이 흡연 과정 중에서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집중 검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흡연율 절감을 위해 니코틴 함량을 줄이는 규제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흡연이 인체에 치명적인 이유는 타르 등의 유해 성분 때문이다. 그러나 흡연 중독을 일으키는 것은 니코틴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제재가 강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계획에는 일반 담배뿐 아니라 역시 니코틴을 흡입하는 전자담배 등에 대한 규제 관련 내용도 포함됐다.

단번에 끊는 것이 어렵다면 단계적으로 흡연량 줄이는 것도 방법=니코틴은 체내 니코틴 수용체와 결합해 ‘쾌감 호르몬’으로 알려진 도파민을 분출시킴으로써 중독을 일으킨다. 때문에 흡연량이 많거나 흡연 기간이 길어질수록 니코틴 의존이 높아져 점점 금연하기가 어려워진다.

백유진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대한금연학회 부회장)는 “대부분 흡연자가 금연하고 싶어 하지만 거의 매번 실패로 끝난다”며 “이유는 니코틴의 중독성이 그만큼 강력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때문에 전자담배 같은 신종 담배가 니코틴 중독 해결의 근본적 대안일 수 없다. 완전히 흡연 행위를 끊어 내야 한다”며 “혼자 힘으로 어렵다면 병원에서 실시하는 금연 치료의 도움을 받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덧붙였다.

금연 치료를 받을 경우 의료진의 상담과 니코틴 의존도와 건강상태를 고려, 가장 효과적인 금연 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 금연 치료에 쓰이는 보조제로는 바레니클린, 부프로피온 성분의 제제가 많이 쓰인다. 이 중 바레니클린은 니코틴 대신 니코틴 수용체에 작용, 도파민을 지속적으로 소량씩 분비시켜 금단 증상을 해소시켜 준다.

최근 바레니클린 성분 약물의 용법ㆍ용량이 확대됐다. 단번에 금연이 어렵거나, 당장 금연을 원하지 않는 흡연자도 약물치료를 통해 단계적으로 흡연량을 줄이며 금연하는 ‘감연(減煙)’이 가능해졌다. 백 교수는 “오랫동안 피워 온 담배를 한 번에 끊는 것이 어려운 흡연자들이 대부분이다. 이 경우 의료진 상담과 함께 약물치료를 받으면서 서서히 끊으면 금연 성공 확률이 높다”며 “상담을 잘 받고 치료제 복용법을 잘 지키면 장기적인 금연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금연 치료는 현재 정부 지원 대상이어서, 비용 부담이 적다. 금연치료 지원 사업에 참여할 경우 8~12주동안 6회 이내로 의료진과 상담하고, 금연 치료 의약품ㆍ보조제 처방을 받을 수 있다. 올해부터는 중증 흡연자를 위해 연 3회까지 치료 비용이 지원된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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