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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매도 억제는 좋지만 이전상장은 싫고’...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속내는?
-공매도 개선책은 최근에도 건의...이전상장은 실리 없을 수도

[헤럴드경제=윤호 기자]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이 공매도 방지를 위해 코스피 이전상장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사측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의중은 무엇일까.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 소액주주 운영위원회가 사측에 전달한 이전 상장을 위한 임시주주총회 소집 동의서는 1만 건을 넘어섰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제공=셀트리온]

이에 대해 셀트리온 측은 “임시주총 소집 요건을 충족하는 지 확인하는 단계로, 회사의 공식적인 의견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셀트리온은 오래전부터 공매도에 대한 ‘피해의식’을 드러낸 만큼 소액주주들의 주장과 논리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 회장은 지난 2012년 금융당국에 불법 공매도 조사를 요청한데다 이듬해 ‘공매도 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수백억원의 자사주 매입, 회사 매각 등을 추진한 바 있다.

이같은 ‘공매도 불신’은 최근까지 이어져 셀트리온은 연초에도 코스닥협회에 공매도 개선방안에 대해 공식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이 코스닥협회에 공매도 문제점과 개선책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마침 금융위에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등 개선안을 내놓으면서 검토작업이 적당히 마무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이 소액주주들의 입장 가운데 최소한 ‘공매도 억제’를 주장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는 이유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소액주주들의 이전상장 주장 역시 사측이 반기지 않겠냐는 얘기도 있었다. 다만 이전상장에 따른 공매도 억제 효과가 불분명한데다 서 회장이 코스닥 시장을 떠나지 않겠다는 의중을 오래전부터 강조한 만큼 이전상장에 대해서는 입장을 달리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서 회장이 코스닥을 통해 크게 성공한 만큼 끝까지 코스닥시장에 남겠다는 얘기를 여러번 했다”면서 “그의 생각이 확고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서 회장의 이전 언사를 차치하더라도 코스피 이전이 그에게 실리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코스피 이전으로 셀트리온 가치가 상승하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시 서 회장의 그룹지배력이 약화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코스피 이전상장이 공매도에 미치는 영향

서 회장은 셀트리온홀딩스 지분 93.86%를 보유하고 있는데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 지분 19.68%를 소유하고 있다. 서 회장은 또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36.18%도 들고 있는데 셀트리온과 셀트리오헬스케어 사이 지분관계는 없다.

셀트리온 기업가치가 높아지거나 셀트리온헬스케어 기업가치가 낮아질수록 합병 이후 서 회장의 지배력이 낮아지는 구조다. 서 회장 입장에선 합병을 고려할 때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 상장이나 주가 상승이 달갑지 않은 일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다음달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독점판매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를 놓고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 여부를 결정하는데, 이를 기점으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공매도와 이전상장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이 오히려 의외”라며 “양사의 합병가능성을 타진하며 이전상장에 대한 마지막 장고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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