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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한 여름휴가 ①] 온열질환 휴가철 급증…환자中 40%, 8월 1ㆍ2주에 발생
-최근 5년동안 8월 1ㆍ2주에 환자 가장 많아
-고령자ㆍ만성질환자 장시간 야외활동 자제
-폭염 발생시 술ㆍ커피 등 많이 마시면 위험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지난 2일 오후 3시49분께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 내 한 공사 현장에서 러시아 국적의 A(26) 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다른 근로자가 발견,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원은 A 씨에게 열사병 증세를 확인한 뒤 대전의 한 종합병원으로 옮겼다. 소방본부 관계자는 “현장에서 확인한 A 씨의 체온은 40도를 넘었다”고 했다. A 씨는 해당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다발성 기능 부전으로 끝내 숨졌다.

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전국에 온열 질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여름 휴가가 몰려 있는 8월 초순(첫째ㆍ둘째 주)에 집중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휴가를 맞아 들뜬 마음에 야외 활동을 하다 장시간 폭염에 노출되는 사람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온열 질환자 발생에 주의하면서, 폭염 발생 행동 요령을 실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최근 5년간(2012~2016년) 주별 온열 질환자 발생 현황. [자료=질병관리본부]

질병관리본부는 8월 1~2주 사이 온열 질환자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폭염으로 인한 온열 질환 발생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강조했다. 온열 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 질환이다. 폭염으로 인해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 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가 나타난다.

여름에 조심해야 하는 대표적인 온열 질환에는 일사병과 열사병이 있다. 일사병은 장시간 고온에 노출돼 열이 체외로 잘 배출되지 못해 체온이 37도에서 40도 사이로 상승하는 경우를 말한다. 일사병이 발생하면 심박동이 빨라진다. 어지럼증과 두통이 발생하며 땀을 많이 흘리게 된다. 심할 경우 구토나 복통 증상을 보이기도 하며 실신하기도 한다.

열사병은 체온이 40도 이상 상승할 때 나타난다. 일사병과 달리 발작, 경련, 의식 소실 등 중추신경계 기능 이상 증상을 보인다. 신장, 간 등 장기 기능 손상이나 쇼크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도 있다. 방치되거나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 분석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2~2016년) 발생한 온열 질환자 5910명중 폭염 일수가 증가하는 8월 1~2주사이 환자가 전체의 39.5%로 가장 많았다. 폭염 일수는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의 일수를 의미한다. 올해 신고된 온열 질환자는 지난 1일까지 총 919명(사망 5명)으로, 5년간 가장 온열 질환자가 많았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7% 증가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가 끝남에 따라 본격적인 더위가 예상돼 폭염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며 ”장마가 예년보다 늦게 발생하고 소멸돼 온열 질환자가 일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는 이달 초부터는 환자가 증가할 수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폭염특보가 발효되는 날은 더위에 가장 취약한 시간(낮 12시~오후 5시)에 논과 밭 등 야외에서 장시간 작업하는 것을 피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는 챙 넓은 모자, 밝고 헐렁한 옷 등을 착용하면 도움이 된다. 특히 고령자는 폭염에 더욱 취약할 수 있으므로, 논ㆍ밭 작업 등 장시간 야외 활동을 피해야 한다. 심혈관 질환, 당뇨병, 뇌졸중 같은 만성질환이 있다면 폭염에 더 취약할 수 있으므로 평소보다 더 꼼꼼하게 건강 수칙을 지켜야 한다.

폭염 시 술이나 커피 같은 카페인 음료를 많이 마신 후 작업하면 위험하다. 또 갈증을 느끼기 이전부터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등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작업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에서 이동해 휴식을 취한 뒤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일사병, 열사병 같은 온열 질환자가 발생하면, 즉시 환자를 그늘지고 시원한 곳으로 옮겨야 한다. 옷을 풀고, 너무 차갑지 않은 시원한 물수건으로 닦아 체온을 내려 줘야 한다. 환자에게 수분을 보충해 주는 것은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의식이 없는 환자에게 음료수를 억지로 마시도록 하면 자칫 더 큰 사고를 일으킬 수 있어 안 된다. 이 같은 환자는 신속히 119에 신고하고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김진욱 고려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일사병, 열사병처럼 고온, 고열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의 경우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빨리 체온을 낮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환자를 빨리 서늘한 곳으로 이동시킨 뒤 젖은 수건이나 차가운 물로 체온을 떨어뜨리고 다리를 머리보다 높게 해 안정을 취하게 해 줘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도 “폭염으로 인한 건강 피해는 각종 수칙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예할 수 있다”며 “물 자주 마시기, 더운 시간대에는 휴식하기 등 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강조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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