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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농협금융, NH투자證 지분확대...완전자회사 추진
‘캐시카우’ 흡수로 순익 증대
지주 비상장 탓 방법 제한적
비용 2조원 이상.영구채 유력
지배구조에 非농협 유입될수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NH농협금융이 계열사인 NH투자증권에 대한 지분을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완전 자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NH농협금융 고위 관계자는 9일 “그룹내 주요 수익원인 NH투자증권을 중장기적으로 완전 자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며 “투자금융(IB) 업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NH투자증권이 완전 자회사가 되면 그룹 내 시너지 확대는 물론, 재무제표상 지주 전체 순익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956억원으로, 농협은행(3600억원) 다음으로 많은 그룹 내 대표적인 캐시카우 계열사다. NH농협금융이 보유한 증권 지분은 49.11%(1억3820여만주) 밖에 되지 않아 지분법상 순익의 절반만 지주 수익에 반영된다. NH투자증권이 완전 자회사가 되면 산술적으로 연간 1500억원 이상의 연결 순이익이 추가될 수 있다. 지난해 NH투자증권의 순이익은 2362억원이었으며, 올해 순익 시장 컨센서스는 3161억원이다. 


또 은행과 비은행의 수익 비중이 6대 4에서 5대 5로 전환되는 이른바 ‘황금비율’이 된다는 게 농협금융 내부적인 판단이다. 게다가 현재 NH투자증권의 시가총액은 약 3조8300억원으로 순자산 4조6000억원(3월말 기준)보다 낮다. 상장효과가 크지 않은 셈이다.

관건은 2조원에 육박하는 지분 매입 비용의 조달 방법이다.

KB금융은 KB증권의 완전자회사 전환을 위해 KB증권 지분 70.38%를 KB금융 주식과 맞교환했다. 현금투입이 거의 없는 방법이다. 당시 KB금융은 주당 3만5474원, KB증권은 6766원으로, 교환비율은 1대 5였다. KB금융이 KB증권 지분 100%를 매입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총 2조5000억원이었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빅배스(Big Bath)를 통해 부실을 모두 털어낸 덕에 올해부터는 조단위 순익이 가능할 전망이다. 하지만 당장 2조원 가까운 목돈을 마련하기엔 아직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농협금융지주는 농협중앙회가 최대주주인 비상장사이다. KB금융처럼 지분 맞교환이라는 묘수를 쓸 수 없다.

이에따라 농협금융이 영구채와 같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자본을 늘려 자금 조달을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채권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은 비용이 많이 들고 부채 비율도 높아지는 부작용이 있다. 오는 19일부터 은행지주사도 영구채 형태의 조건부자본증권을 발행할 수 있다.

2조원 규모의 자본증권을 발행해도 연간 1500억원 이상의 순익을 늘릴 수 있다면 수익률로는 7%다. 현재 6%대 후반인 농협금융의 자기자본수익률(ROE)보다 높다.

은행권 관계자는 “비은행부문 수익을 늘리려는 금융지주의 고민과 함께 계열사의 완전 자회사 전환으로 효과를 본 KB금융 덕에 농협금융도 같은 방식의 전략을 고민 중인 것 같다”며 “재무제표상 숫자도 중요하지만, 실제 비은행부문의 수익을 확대하는 방안에 좀더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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