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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분 위기 박삼구 회장…또다른 묘수 낼까?
-채권단, 금호산업 당초 요구안 전면 수용
-박 회장, “모든 채권단이 결의한 것 아니다”
-28일 채권단 최종 결의 후 ‘가격조정’ 쟁점화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박삼구<사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상표권 사용 조건을 전면 수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박 회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 18일 상표권 관련 ‘조건부 수용’ 카드로 박 회장은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겼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박 회장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는 채권단의 적극적인 행보는 오히려 가장 중요할 수 있는 ‘재입찰’ 기회를 좁힐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채권단이 상표권 차액을 금호타이어 경영과 고용안정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박 회장의 재입찰 명분도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박 회장은 출근길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채권단의 결의가 되지도 않은 내용을 주주협의회 실무책임자들이 보도자료를 내고 외부로 알리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채권단이 결의한 것이 아니지 않냐”며, 실무책임자 회의 내용을 채권단 결의로 이해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는 채권단 중에는 실무책임자들의 입장과 다른 의견을 보일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앞서 당초 금호타이어 채권단 주주협의회 실무책임자들은 지난 26일 회의를 열고 금호산업이 당초 제시한 상표권 사용 조건(0.5%, 20년 의무 사용)을 수용하고 더블스타가 제시한 사용조건과의 사용료 차액을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앞으로 매년 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같은 방안은 주식매매계약(SPA)를 맺은 더블스타와 상표권을 보유한 금호산업 측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향후 금호타이어의 매출 증대에 따라 채권단의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박 회장은 또 이 같은 채권단의 금호타이어 지원이 결국 더블스타의 인수 가격을 할인 효과로 이어져 ‘가격 조정’으로 이해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법적으로 검토해봐야 하지 않겠냐”며, 그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결국 그는 채권단이 최종 제시할 상표권 사용 조건은 금호산업 이사회에서 결정할 것이며, 채권단의 결의가 ‘가격조정’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그로 인한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과의 관계 등을 면밀히 살펴보겠다는 입장으로 이해된다.

채권단을 대표하는 산업은행은 오는 28일까지 금호산업이 당초 제시한 조건과 더블스타의 사용료 차액을 금호타이어 앞으로 매년 지급하는 방안에 대해 채권단의 개별적인 의견을 받을 예정이다. 지금으로서는 실무책임자들의 추진 방안대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이 같은 상표권 사용 조건 변경이 ‘가격조정’으로 이해될 경우 박 회장 측의 재입찰 요구와 주식매수청구권 부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금호타이어 인수전에서 잇따라 묘수를 내고 있는 박 회장 측이 채권단의 적극적인 매각 행보에 또다른 묘수를 찾아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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