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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뱃값 인하 논란] “제멋대로 올릴 땐 언제고…” 흡연자들 뿔난 이유
-朴정권 당시 새누리당 ‘국민건강’이유 대폭인상 주도
-文정부 정책에 반발 한국당 인하법안 ‘조변석개’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담뱃값을 내린다는데 흡연자들이 뿔났다.

최근 자유한국당은 서민 부담을 줄여야 한다며 현재 4500원인 담뱃값을 2500원으로 내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흡연자들은 자유한국당이 여당 시절 국민 건강을 위한다는 이유로 담뱃값을 대폭 올리더니 이제는 담배를 다시 많이 피우라는 것이냐며 어이없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담배 [사진=헤럴드경제DB]

하루 한 갑을 피우는 애연가 배승훈(31) 씨는 2015년 1월 박근혜 정부와 현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담뱃값을 올리던 때보다 최근 자유한국당이 담뱃값을 내리겠다는 발표가 더 화가 난다고 했다.

배 씨는 “이제 와서 담뱃값을 인하할 거라면 지난 2년간 담뱃값 인상 정책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사과를 한 뒤, 추가로 걷었던 세금을 국민들한테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국민 건강을 위해서 담뱃값을 올려야 한다고 했을 때 믿지는 않았지만 금연의 필요성도 있고 하니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였다”고 했다.

배 씨는 “그런데 최근 자유한국당이 담뱃값을 다시 내리겠다고 하는 발표는 정말 너무 화가 났다”며 “이제는 담배가 국민 건강에 좋아졌다는건가. 국민을 개돼지로 생각하지 않는 이상 이렇게 불과 2년전에 자기들이 했던 정책을 손바닥 뒤집듯 할 수는 없다고 본다”고 했다.

해외 여행 갈때 마다 담배 두 보루씩을 사는 애연가 이현진(30) 씨 역시 최근 담뱃값 인하 발표에 부정적이다.

이 씨는 “과거 국민들의 건강을 생각해서 눈물을 머금고 담배값을 올리는 것이고 절대 세수 증가를 노리고 담배값 인상하는게 아니며 가격도 두 배 이상 올리면 담배를 많이 끊기 때문에 세수는 줄 거라고 했다”며 “그런 논리로 서민 부담을 늘렸던 박근혜 정권과 자유한국당이 새 정부가 지출 계획 잡고 이제 좀 제대로 해볼려고 하니까 분탕질을 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앞서 박근혜 정부와 자유한국당은 2014년 9월 ‘국민건강 증진’을 목표로 담뱃값을 인상했다. 성인남성 흡연율을 44%에서 29%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담배과세의 효과와 재정’ 보고서에 따라 담배가격 인상을 통해 최대 세입을 얻을 수 있는 가격이 4500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꼼수 증세’ 논란이 일었다. 실제 담뱃값 인상으로 세수는 전년 대비 3조 6000억원 증가한 10조 5000억원이었다. 담배 판매량은 2015년 7월부터 평균수준을 회복했다.

자유한국당의 담뱃값 인하 추진에 정치권 비판도 이어졌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자신들이 올렸던 담뱃세를 이제 와서 내리자는 발상은 자신들이 내세운 인상명분이 모두 거짓말이었다는 것을 실토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세연 바른정당 정책위의장은 “자유한국당이 극우회됨에 따라 극우정당으로 분류해야 마땅하지만 여기에 더해 포퓰리즘 정당임을 스스로 증명했다”고 했다.

추혜선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교묘하게 가격을 올려 서민들 호주머니를 털고 정권이 바뀌니 선심 쓰듯 담뱃값을 내리자는 후안무치”라고 했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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