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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가의 경제학]눈치 안보는 휴가…결국 일자리 나누기가 핵심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이른바 ‘사내 눈치’와 과다한 업무부담 때문에 연차휴가를 절반밖에 못쓴다. 산업연구원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의 의뢰로 직장인 휴가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배정된 연15.1일의 휴가 중 7.9일밖에 못쓰는 이유로 44.8%(복수응답)가 ‘직장내 분위기’, 43.1%는 ‘업무과다 혹은 대체인력 부재’를 꼽았다.

세계최장의 근로시간으로 악명 높은 우리나라에서 정해진 휴가를 제때 쓰지못하는 이유도 결국은 ‘일 탓’이라는 얘기인데 이는 역설적으로 근로시간단축 등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가 절실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일자리 나누기를 통한 대체인력을 제대로 확보해야 눈치 안보는 마음 편한 휴가를 갈수 있고, 덩달아 일ㆍ가정 양립도 가능해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16년 고용동향’에 따르면 2015년 한국인 1인 연평균 근로시간은 2113시간으로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길다. OECD 회원국 평균 근로시간인 1766시간보다 무려 347시간이나 많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연차휴가를 다쓰겠다”고 말하면서 과거 대선공약으로 내걸었던 근로시간단축에 재차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모든 기업에 대해 연장근로를 포함한 근로시간을 현행 주당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겠다고 공약했다. 장시간 근로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되찾도록 해주고 일자리도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공약에서 근로시간 단축으로 30만개 이상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추산했다. 노동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특수고용종사자, 5인 미만 사업장 등을 제외한 1010만명 중 2015년 기준으로 주 52시간 이상 일하는 근로자는 105만명(10.4%)에 달한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주 52시간 이상 취업자들이 52시간을 초과해서 하는 근무시간만 모아도 상당한 시간이 나온다”며 “모두 일자리로 연결되진 않겠지만 산술적으로 20만~30만개 일자리는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 평균근로시간은 지난 2004년 주5일제 도입 이후 계속 줄었지만 제도가 전면 도입된 2010년 이후부터는 제자리걸음이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주 54시간 이상 취업자 비중은 2000~2011년까지 매년 줄어 2013년 21.5%까지 내려가지만 2014년 22.7%로 다시 상승한후 지난해 20.2%로 다소 낮아졌다. 주 54시간 이상 취업자 비중이 여전히 20%대다. 또한 근로시간단축에 앞장서야 할 공공기관조차 4곳 가운데 한 곳 꼴로 유연근무제인 시간선택제 직원을 단 한 명도 채용하지 않는 등 노력이 부족하다.

게다가 산업현장에서 근로시간단축이 현실화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우선 절대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중소기업계는 근로시간단축이 생존에 치명적이라면서 기업규모별로 단계적으로 도입할 것을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중소기업, 소상공인 업종 등을 고려한 현실적인 단계별 도입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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