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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면초가 프랜차이즈 ①] “남은 우리는 어떡하죠?”…가맹점의 눈물
-강훈 사망, 정우현 구속 기소 등
-오너 이슈 직격탄은 가맹점주 몫
-본사 무너지며 가맹점 줄폐업 우려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프랜차이즈 업계가 깊은 수렁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해묵은 갑질 논란에 ‘치즈 통행세’ 및 불공정거래 등에 공정위가 칼날을 겨누면서 업계는 긴장감이 역력하다. 이로 인해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을 이끌었던 1세대 오너들이 잇따라 몰락하면서 참담한 시절을 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고위 임원은 26일 “망고식스를 운영하던 강훈 KH컴퍼니 대표의 사망 소식에 참 허망했다. 아마 경영악화 때문인 것으로 예상하는 데, 프랜차이즈와 화무십일홍이 연상돼 하루종일 일이 손에 안잡혔다”고 했다. 그는 “미스터피자 창업주인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 역시 150억원대의 횡령ㆍ배임을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 프랜차이즈 1세대들이 몰락의 길을 걷는 것 같아, 이를 자초한 측면이 있지만 그래도 심경이 복잡한 것이 업계 분위기”라고 했다.

갑질 논란 및 사업 악화로 프랜차이즈 1세대들의 퇴장 흐름이 빨라진 업계에선 새로운 바람이 불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사진은 프랜차이즈 이미지.

문제는 오너 이슈의 직격탄이 가맹점주들 몫으로 전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강 대표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KH컴퍼니에 속한 300여개 가맹점주들은 당혹과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에서 망고식스를 운영하는 점주 A 씨는 “강 대표의 부고에 크게 놀랐다”며 “회생절차 소식에 운영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불안하고 막막해졌다”고 했다. 그는 “본사에서 물량공급이 제대로 안된 지 6개월 정도됐고, 한 달 전부터는 완전히 끊겼다”며 “컵, 기자 부자재는 기존 재고를 쓰고 우유도 사입한지 꽤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맹점주는 본사와 가맹계약을 하고, 매장 임차는 본사가 임차해 있는 건물과 별도 계약을 하는 체제여서 본사가 망하면 임대 계약도 종료돼 하루아침에 매장을 닫아야하는 처지”라고 토로했다.

이달 중순 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할 당시 KH컴퍼니가 밝힌 망고식스 가맹점수는 100개, 쥬스식스ㆍ커피식스는 220여개다. 망고식스는 가맹점이 대폭 줄어든 상태였지만, 남은 가맹점마저 사실상 제대로 관리가 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임금체불로 본사 임직원도 대다수 퇴사하고 서너 명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 대표는 지난해 망고식스 실적이 악화하자 저가 생과일주스와 커피를 앞세운 쥬스식스, 커피식스 브랜드를 론칭해 경영난 타개를 시도했지만 시장 자체가 포화된 상태에서 무리한 출점을 추진하면서 상황이 더 악화했다는 분석이다.

미스터피자 역시 가맹점주 피해가 크다.

서울 영등포구서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B 씨는 “정 전 회장의 갑질파문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더 나빠졌다”며 “매출이 갈수록 떨어지는데 본사가 이로인한 피해 보상을 반드시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선 두 회사의 악재로 향후 망고식스와 미스터피자의 가맹점 줄폐점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프랜차이즈 ‘갑질’ 근절에 나서고 있지만 그동안 쌓인 병폐를 고치기엔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업계에선 프랜차이즈 산업 1세대들이 씁쓸히 퇴장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산업이 40여년간 100조원 규모로 성장했지만 이에 맞는 성숙한 시스템이 정착되지 못한 게 사실이며 그래서 오너 갑질이나 성추행 의혹 같은 일도 나오는 것”이라며 “가맹본부의 진입장벽을 높이고 전문경영인 체제, 상생경영 문화 도입 등으로 프랜차이즈 산업의 근본적 체질개선을 도모할 때”라고 했다.

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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