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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둥근 달항아리부터 3D프린터제작 도자기까지…‘크래프트 클라이맥스’전
경기도미술관, 7월 21일~9월 17일
현대공예가 32명 작품 240여점 전시
“‘공예의 나라’ 한국의 현재와 미래 보여줄 것”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고종황제는 1889년 파리만국박람회에 갓ㆍ모시ㆍ돗자리ㆍ가마 등을 출품했다는 기록이 있다. 한국 최초의 세계박람회 참가다. 세계인의 시선이 몰리는 박람회에 산수나 민화가 아닌 공예품을 출품했다는 건 그만큼 공예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는 증거다.

이렇게 뿌리깊은 우리의 전통인 공예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전시가 열린다. 경기도미술관(관장 최은주)는 21일부터 크로스장르전 ‘크래프트 클라이맥스 : 경기 현대공예 2017’을 개최한다. 전시에는 경기도 현대공예가 32명의 작품 240여점과 자료 160여점이 선보인다. 전통적 미감을 살리면서도 현대적으로 변용, 모던함을 뽐내는 작품들이 모였다. 

조용원, 파문2, 2014, 홍송, 조각, 샌드블라스트, 30×215×65.5㎝ [사진제공=경기도미술관]
이현정, 색의변주 V4, 2016, 단풍나무, 아크릴, 노방, 169×160×47㎝ [사진제공=경기도미술관]
이헌정, 항아리, 2014, 세라믹, 장작가마소성, 29×22㎝, 26×29㎝, 28×24㎝(높이×지름) [사진제공=경기도미술관]
안성만, 더하다Ⅲ, 2017, 흑토, 무유소성, 코일링 성형, 산화소성, 34×38㎝(높이×지름) [사진제공=경기도미술관]

젊은 작가들의 작품인 만큼 재료, 조형적 측면에서 실험적 모습이 돋보인다. 동시에 인간의 손으로 제작해 ‘손 맛’이 살아있으면서도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공예’만의 특성도 살렸다. 목가구에 물결 모양의 패턴을 가공해 보는 방향에 따라 조명에 따라 미묘한 변화를 느끼게 하거나(조용원), 한옥의 문과 창에 비치는 햇살의 아름다움을 한복옷감을 넣은 아크릴(이현정)로 표현하기도 했다. 마치 건축 오브제와도 같은 이헌정 작가의 작품을 비롯 3D프린터를 활용한 안성만 작가의 도예작품도 눈길을 끈다. 이밖에도 블루투스 스피커에 자개를 장식하거나(최선호), 12mm의 판유리를 그라인더로 갈아 투명한 유리에 부조를 조각한(이상민)작품도 주목할만 하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공예가 있는 집’ 섹션이다. 앞서 관람한 목공예, 섬유공예, 금속공예, 도자공예, 유리공예 작품으로 거실과 다이닝룸을 꾸몄다. 공예가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쓰는 물건인 만큼 실제 생활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한 눈에 볼 수 있다. 작품성이 강한 공예품들이 한자리에 모여 산만한 느낌이 없진 않으나, 우리집에 공예품이 들어온다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보는데는 도움이 된다. 

최선호, 유니버스 블루투스 스피커, 2017, 나무, 스테인레스, CNC가공, 조립, 75×30×30㎝(왼쪽), 38×32×32㎝ [사진제공=경기도미술관]
이상민, 거울파장Ⅶ, 2008, 유리, 판유리에 새김, 50×50×3㎝ [사진제공=경기도미술관]

이어 ‘공예 공방’ 섹션에선 경기도 공예가 공방을 방문해 촬영한 사진과 영상물, 공방의 공구와 재료를 소개하는 아카이브성 전시가 이어진다.

최은주 경기도미술관 관장은 “조선 백자, 고려 청자 등 유물만 보아도 한국은 공예의 나라”라며 “한국 공예예술의 클라이맥스를 보여주는 한편 한국이 공예 영역에서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표현하고 앞으로 어디로 가야하는지 이번 전시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전시는 9월 17일까지.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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