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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훈 대표 누구? 카페베네, 할리스, 망고식스 키운 ‘커피왕’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강훈 망고식스 대표는 지난 1992년 신세계 공채 1기로 입사해 1997년 스타벅스 브랜드 론칭을 준비한 멤버다. 그러나 당시 IMF 사태로 스타벅스 국내 출점이 불발되자 30세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1998년 국내 토종 커피브랜드 ‘할리스’를 론칭해 ‘대박’을 냈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당시에 대해 “스타벅스 론칭 준비팀으로 발령을 받아 스타벅스 한국 도입 업무를 처음 시작했다. 미국에 가서 3개월간 스타벅스 측 교육도 받으면서 커피라는 걸 정식으로 처음 공부했다”며 “스타벅스 준비팀으로 가게 된 건 일종의 운명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할리스 창업에 대해서는 “1997년 IMF 사태가 터진 거다. 실망이 컸다. 그런데 다른 생각이 들더라. 왜 외국 브랜드 커피에 내가 이토록 목을 매는 건가하고 말이다”라면 “그래서 토종 카페를 한 번 차려보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서른 살에 신세계에 사표를 내고 나와 1998년에 세운 게 할리스커피다”라고 밝혔다.


강훈 망고식스 대표


당시 김도균 탐앤탐스 대표와 공동창업한 할리스커피는 뒤늦게 국내에 도입된 스타벅스와 경쟁하며 꾸준히 성장했다. 2003년 50호점까지 늘린 뒤 운영권을 26억원에 플래너스엔터테인먼트에 넘겼다. 1년간 전문경영인으로 할리스를 위해 일하다 2004년 완전히 매각했다.

2008년에는 김선권 카페베네 회장과의 인연으로 카페베네 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승승장구했다. 그가 제안한 연예인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이 주효해 카페베네는 국내 커피업계 1위로 올라섰다. 당시 국내 내노라하는 연예인들이 몸담고 있던 정훈탁 IHQ 대표와의 친분도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진다.

카페베네는 500호 가맹점을 돌파해 강 대표는 ‘커피전문점 1세대 경영인’, ‘커피왕’ 등의 타이틀을 얻었다. 그러나 그는 돌연 ‘커피왕’ 왕관을 내려놓고 망고 주스사업에 도전한다. 2010년 KH컴퍼니를 세우고 ‘망고식스’를 선보인 것.

그가 자신의 전문 분야인 커피를 벗어난 계기는 홍콩여행에서 만난 망고주스 전문점 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과일 중 망고를 특정한 이유에 대해 그는 “홍콩 여행을 갔을 때 망고주스 전문점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망고의 유통과 관리가 어렵다는 점도 ‘남들이 할 수 없는 것을 하겠다’는 그의 도전 정신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강 대표는 과거 인터뷰에서 “따분한 게 세상에서 제일 싫다. 변덕스러운 소비자 성향을 알려면 나 스스로 변덕이 심한 인물이 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사무실에서 3시간 이상 앉아 있지 않고 현장을 누빈 것으로 유명하다. 커피왕인 그의 체질이 오히려 커피와 잘 맞지 않았다는 점도 주스 전문점으로의 전환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스타벅스 론칭 준비를 하기 전까지 커피를 잘 마시지 않았다. 카페인이 내 몸과 잘 안 맞아서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커피점에 가보면 커피를 마시는 고객도 있지만 다른 음료를 마시는 이들도 많다. 통계를 내보니 커피만 마시기 위해 커피점을 찾는 사람은 30%밖에 되지 않더라”며 “커피 외에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게 뭘까 고민하다가 찾은 게 망고다”라고 설명했다.

항상 더운 날씨의 홍콩에서는 신선한 망고에 다양한 토핑을 올린 형태의 망고 주스가 인기 음료다. 특히 ‘허유산(HUI LAU SHAN)’ 등 몇몇 인기 브랜드 주스 전문점 앞에는 망고 주스를 사려는 장사진이 항상 늘어설 정도다.


홍콩의 유명 망고주스


음료업계에 종사하던 강 대표 역시 이런 장면에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망고식스는 개점 초기 드라마 광고 등의 전력이 적중하며 또 한 번 커피왕의 귀환을 예고하는 듯 했다. 지난 2013년 초 중국에 망고식스 해외 첫 매장을 열었고 8월에는 미국 LA 비벌리힐스점과 중국 상하이, 원저우점을 차례로 오픈했다. 당시 국내에서도 가맹점수 130개를 돌파했다.

강 대표는 지난해에도 “망고식스를 설립할 때 국내 매장 300개, 해외 매장 3000개를 만들어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갖고 시작했다”며 “10년이 넘게 걸리는 어려운 일이겠지만 계속 노력하고 변화해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나 최근 망고식스가 수년째 실적 부진을 겪으며 적자 전환했고, 매장 수도 100여개로 감소한 사실이 알려졌다. 또한 본사 직원들의 급여를 미지급할 정도로 위기에 몰렸고 ‘정상화를 위해 협조가 필요하다’며 가맹점주들에 간곡한 호소문을 발송한 사실도 알려졌다.

강 대표는 25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5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강 대표는 전날 오후 5시 46분께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자택 화장실에서 숨진 채 회사 직원에 의해 발견됐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회사 직원은 강 대표와 연락이 닿지 않아 집을 찾아갔다가 숨져있는 것을 보고 119에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 대표가 회사 운영이 어려워져 금전적으로 힘들어했고 23일 지인에게 처지를 비관하는 듯한 문자를 보냈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지인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최근 회생개시절차 신청한 것을 언급하며 “많이 힘들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망고식스를 운영하는 KH컴퍼니의 회생절차 일정이 불가피해졌다. 이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회생법원 13부는 25일 오전 10시 30분 첫 심문 기일을 열 예정이었으나 당사자인 강 대표가 숨지면서 이날 대표자 심문이 불가능해져 기일을 일단 연기했다. 구체적인 일정은 잡지 않았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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