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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랜차이즈 미스터리 ②] 치킨값, 더 내려갈 수 있는데…
-유통마진 마케팅 경쟁 등 가격거품 시끌
-연예인 내세운 값비싼 광고 비용도 한몫
-점주들 “가맹본부가 거품제거 노력해야”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국민 간식으로 사랑받는 치킨이 ‘치맥(치킨+맥주)’ 문화로 인기를 끌면서 한국 특유의 관광문화 산업으로까지 확대됐다. 그러나 치킨 프랜차이즈의 유통마진과 마케팅 경쟁 등으로 가격 거품 논란은 여전하다.

치킨 프랜차이즈의 가맹본부와 가맹점의 경영구조를 볼 때 본사가 치킨 가격을 현재보다 인하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중 가맹점 수와 매출액이 가장 높은 상위 5개 업체(BBQㆍ네네치킨ㆍBHCㆍ교촌치킨ㆍ굽네치킨)의 2012년~2016년의 손익계산서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영업 이익이 연평균 16%~131% 증가했다. 지난 2016년 매출액과 영업이익만 보면 가맹본부는 가맹점 1곳당 4700만~최대 2억9000만원의 매출액과 최소 연1400만~최대 4000만원의 영업이익을 얻었다.

치킨 관련 이미지

이와함께 비(非) 가맹점의 영업이익률이 훨씬 높다는 조사도 나왔다. 최근 발표한 한국외식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평균 연 매출액은 1억7173만원, 비(非)프랜차이즈는 1억1072만원로 나타났다. 반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프랜차이즈 가맹점(16.94%)보다 비프랜차이즈 업체가 18.38%로 더 높은 것으로 나온다. 원재료를 비싼 값에 가맹점에 납품하는 방식 때문에 가맹점주의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한국형 프랜차이즈 산업의 특수한 현실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산업이 시작한 미국의 경우 본사가 로열티로 수익을 내는 구조라 가맹점들의 매출이 늘면 가맹본부도 함께 수익이 늘어난다. 반면 한국은 로열티 방식이 아닌 본사가 유통 마진을 통해 이익을 버는 구조다. 본사가 직접 필수물품을 지정해 식재료 등을 가맹점에 팔면서 붙는 유통 마진으로 돈을 버는 구조다. 공정위 프랜차이즈 산업에 ‘메스’를 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로열티가 아닌 유통마진으로 수익을 내는 한국형 프랜차이즈의 왜곡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리베이트를 비롯해 필수물품에 대한 마진율 정보를 공개할 방침이다.

하지만 가맹본부는 공정위의 마진 공개 방침에 기업의 영업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지나친 개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마진율을 공개하게 되면 영업기밀이 알려져 영업을 하기가 어려워 진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면 공정위는 영업기밀을 제외한 최소한의 정보만 공개하면서 가맹점주와 투명한 계약을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광고판촉비와 초기투자비용을 줄일 경우 치킨 가격 인하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5개 치킨 가맹점 가운데 초기 투자비용이 가장 높은 가맹본부는 BBQ로 약 2억원이며 가장 낮은 곳은 네네치킨으로 약 5700만원으로 나타났다. 초기투자비용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인테리어 비용을 포함한 기타비용으로 BBQ와 교촌치킨이 각각 1억5000만원, 85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협의회가 치킨가격 인하 여력이 있다고 주장하는 또 다른 근거는 광고비다. 인기 연예인을 내세운 마케팅 비용도 치킨 가격을 높이는 요인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업체별 판매비와 관리비 중 광고선전비ㆍ판촉비 비중을 분석한 결과 굽네치킨이 209억원 중 33.7%, 교촌치킨이 483억원 중 30.5%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협의회 관계자는 “광고판촉비를 본부와 가맹점이 공동 부담하면 매출 증가효과와 비용절감이라는 이익이 발생하고 광고판촉비를 추가로 부담할 여력이 발생한다”며 “이로 인해 치킨 가격도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고 했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점주는 “광고 홍보라든가 브랜드에 관련된 비용들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며 “이런 비용의 거품을 어떻게 빼느냐 이런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연예인 모델료가 최소 5억원에서 1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연간 100억원 내외를 광고비로 집행하고 있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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