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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저 지지율에 바짝 엎드렸지만…거세지는 아베 퇴진여론
-24~25일 의회 해명에도 ‘사학 스캔들’ 의혹 여전
-“내각 지지율 위험수역”ㆍ“근원적 국민신뢰 잃어” 평가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자신을 둘러싼 ‘사학 스캔들’ 등 의혹을 해명하기 위해 25일 이틀째 의회에 출석했다. 별다른 해명 없이 관련 의혹을 일축해오던 태도와 달리, 겸허해진 태도로 야당 공세를 받아냈다. 하지만 내각 지지율이 20% 대로 곤두박질치면서 이같은 노력이 무색하게도 퇴진 여론이 들끓고 있다.

24일 중의원, 25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잇달아 출석한 아베 총리는 야당으로부터 가케학원 수의대 신설 허가와 관련해 추궁당했다. 아베 총리는 친구 가케 고타로가 이사장인 가케학원 산하 오카야마(岡山) 이과대가 수의학부 신설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지난 52년 간 수의대 신설을 허용하지 않았던 일본 정부가 가케학원의 신청을 이례적으로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의구심이 더해졌다. 

양일 간 심사에서 아베 총리는 “(고타로 이사장으로부터) 어떤 의뢰도 없었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다”면서도 “내 친구와 연관된 일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의심의 시선 보내는 건 당연한 일이다”고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지금까지 제 답변이 부족했다는 점을 솔직하게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도 몸을 낮췄다. 또한 지난 1일 도쿄도의회 선거 유세 당시 야유하는 청중석을 향해 “이런 사람들에게 절대 질 수 없다”고 발언한 데 대해서는 “비판적인 국민 목소리를 배제하려는 것처럼 보였다면 내 부덕”이라며 사죄했다. 

사진=EPA연합

니혼(日本)대 사토 아야코 교수는 25일 산케이에 “아베 총리가 의회에서 정중하게 답변했지만 불리해보이고 지쳐보였다. 야권의 반복 추궁에 대해 탄식하는 등 수세적인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태도가 달라진 것은 ‘아베 1강’이 무너진 데 따른 위기감의 반영으로 보인다. 마이니치신문이 22~23일 실시한 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보다 10%포인트 떨어진 26%를 기록했다. 2012년 재집권 이후 이 신문 조사에서 지지율이 20% 대로 떨어진 건 처음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과 TV도쿄가 21~23일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에서도 지난달보다 10%포인트 내려간 39%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틀 간 해명에도 사학스캔들 의혹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추락하는 지지율과 맞물려 아베 퇴진 여론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베 총리는 24일 오카야마대 수의학부 신설을 인식한 시기가 올해 1월 20일이기 때문에 영향력을 행사할 시간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야당 측이 “1월 20일까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거짓말이면 (총리직을) 그만두겠느냐”고 추궁하자 아베 총리는 “총리로서 책임감을 갖고 답변하고 있다”고 즉답을 피해 빈축을 샀다. 25일에도 아베 총리가 전날 입장을 고수하자 렌호(蓮舫) 민진당 대표는 “전혀 신뢰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아베 내각 지지율이 ‘위험수역’에 들어갔다는 판단 하에 정권에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외교관 출신 작가 사토 마사루(佐藤優)는 산케이에 “아베 총리가 무엇을 말해도 (국민들이) 들어주지 않는 상황이다. 근원적인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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