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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약ㆍ바이오 미래 먹거리, 첨단제제에서 길을 찾다”
-식약처, 첫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허가
-신라젠 간암 치료제 ’펙사벡‘도 유전자 기반
-줄기세포 치료제, 벌써 4개 제품 허가
-고가의 첨단제제 치료 비용은 장벽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치료제 영역에서 줄기세포 및 유전자와 같은 첨단제제를 이용한 개발이 활발하다. 치료제 분야에서도 첨단 기술이 적용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생물 구성의 최소 단위인 유전자 및 세포를 이용한 치료제는 질병의 근본 원인부터 치료한다는 측면에서 이상적인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 충분한 임상 데이터가 확보되지 못한 점과 고가의 치료 비용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국내 개발 유전자치료제 첫 허가=식약처에 따르면 첨단제제에는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조직공학제제가 포함된다. 이 중 국내에선 세포치료제와 유전자치료제가 허가를 받아 사용이 가능하다.

코오롱생명과학이 19년에 걸쳐 개발에 성공한 ‘인보사’는 지난 12일 식약처 허가를 획득했다. 인보사는 29번째 국내 개발 신약이다. 인보사는 항염증 작용을 하는 ‘TGF-β1’ 유전자가 들어간 동종연골유래연골세포를 주성분으로 한다. 인보사는 약물치료나 물리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되는 중등도 무릎 골관절염환자의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 인보사 허가의 의미는 국내에서 개발돼 허가를 획득한 첫 유전자치료제란 점이다.

허가 가시권에 들어온 또 다른 유전자 치료제로는 신라젠이 개발 중인 간암 치료제 ‘펙사벡’이 있다. 현재 한국, 미국, 유럽, 중국에서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펙사벡은 천연두 백신에 사용했던 벡시니아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변형(독성 제거)하고 암세포에만 증식하도록 만든 면역항암제다. 이 밖에 제넥신, 바이오메드 등이 유전자를 이용한 치료제 물질을 개발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유전자치료제 시장은 2015년 3000억원에서 2020년 5500억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국내 개발 줄기세포 치료제 벌써 4개=첨단제제를 이용한 치료제 분야에서 가장 앞선 영역은 줄기세포 치료제다. 세포를 주원료로 만들게 되는 줄기세포 치료제는 성체줄기세포, 배아줄기세포, 역분화줄기세포로 크게 나눌 수 있다. 현재 개발된 치료제는 모두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했다. 배아줄기세포가 윤리 문제 등으로 개발이 쉽지 않은 것에 비해 성체줄기세포는 이미 다 자란 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장벽이 없다.

지난 2011년 파미셀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자가줄기세포 치료제 ‘하티셀그램-AMI’은 국내 1호 줄기세포치료제로 허가를 획득했다. 2012년에는 메디포스트의 세계 최초 동종줄기세포치료제 ‘카티스템’이 2호, 안트로젠의 세계 최초 지방조직줄기세포치료제 ‘큐피스템’이 3호로 등록됐다. 2014년 식약처 허가를 받은 코아스템의 ‘뉴로타나-알주’(국내 4호 줄기세포치료제)까지 국내 허가를 받은 줄기세포치료제는 모두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줄기세포는 분열뿐만 아니라 다른 조직으로 분화한다는 점에서 치료뿐만 아니라 재생의 효과까지 있다”며 “배아줄기세포의 경우 윤리 문제 때문에 개발이 되더라도 사용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세계 줄기세포치료제 시장은 2013년 400억달러에서 2018년에는 1조1770억달러로 5년간(2013~2018년) 연평균 24%의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높은 치료 비용, 처음이란 불확실성은 불안 요소=유전자 또는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지만 이런 첨단제제를 이용한 치료제엔 불안 요소가 존재한다. 우선 높은 치료 비용이다. 국내에서 두 번째로 허가를 획득한 메디포스트의 ‘카티스템’은 세계 최초 동종줄기세포치료제로 무릎 연골을 재생시키는 효과가 있다. 2014년 거스 히딩크 전 축구 국가대표 감독이 카티스템 시술을 받아 유명해졌다. 하지만 카티스템은 급여가 되지 않아 800~1000만원의 치료 비용이 발생한다. 인공관절 수술에 비해 4배 이상 높은 비용이다.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역시 급여 목록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1회 투여 비용은 400~500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실제 국내에서 허가를 획득한 줄기세포치료제들은 높은 치료 비용에 비해 치료 효과가 높지 않다는 인식으로 매출에 있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 아직 첨단 제제를 이용한 치료제가 많지 않다보니 충분한 임상 데이터가 확보되지 못한 점도 하나의 장벽이다. 실제 인보사는 개발 단계에서 손상된 연골 재생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식약처는 이런 재생 효과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코오롱 측은 “연골 재생 등 구조 개선 효과는 장기적 관찰이 필요한만큼 미국 3상 임상을 통해 입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선 치료제가 없다보니 처음 개발된 치료제가 효능 및 효과를 직접 입증해야만 하는 것이다. 바이오업체 관계자는 “유전자 치료제, 줄기세포 치료제가 개발은 많이 되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가 된 제품이 많지 않다보니 실제 임상 현장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고 있는지 축적된 데이터가 많지 않다”며 “첫 진출자(퍼스트 인 클래스)는 이런 불확실성까지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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