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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개서한에 소송까지…BBC ‘성차별 임금’에 女방송인 뿔났다
-女 출연자 40여명 공개서한 띄워
-일각에선 ‘임금 성차별’ 소송 준비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영국 공영방송 BBC가 자사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방송인 가운데 15만 파운드(약 2억 1830만원)가 넘는 보수를 받은 고소득 방송인의 명단을 공개하면서 ‘임금 성차별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여성 출연자 40여명이 BBC 사장에 공개서한을 띄웠으며, 몇몇 여성 출연자들은 법적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BBC방송 여성 출연자 43명은 토니 홀 BBC방송 사장에 공개서한을 보내 성차별을 철폐하라고 요구했다. 
BBC 출연자 연봉 1위를 차지한 크리스 에번스 <사진=텔레그래프>

이들은 공개서한에서 “당신(토니 홀 사장)은 2020년까지 성차별적 임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BBC방송은 지난 수년간 이런 임금 차별이 있음을 알고 있었다”며 “당장 행동에 나서라”(act now)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텔레그래프는 여성 출연자 10여 명이 BBC를 상대로 성차별 임금에 대한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여성 출연자 중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클라우디아 윙클먼 <사진=텔레그래프>

BBC는 지난 19일 새로 바뀐 정관에 근거에 방송 출연자 중 연 15만 파운드 이상을 벌어들이는 고소득 출연자 96명의 리스트를 공개했다. 하지만 이 명단에서 남성들이 3분의 2 이상을 차지했으며, 최고 소득자 1~7위도 모두 남성이었다.

1위는 BBC 라디오 아침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크리스 에번스가 지난해 225만 파운드(32억 7300만 원)를 벌어들였다. 10위권에는 유일하게 여성 진행자 클라우디아 윙클먼이 50만 파운드(7억 2700만 원)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여성 방송인 중 최고 수입을 기록한 윙클먼이 남성 1위인 에번스의 5분의 1에 불과한 보수를 받은 점도 공분을 일으켰다.

텔레그래프는 “명단 공개 이후 같은 일을 하는 남성 동료가 더 높은 보수를 받는다는 사실에 여성 진행자들은 격분했다”며 소송에 참여하는 이들의 숫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BBC TV 뉴스 및 시사분야 진행자인 조안나 고슬링은 “딸 셋의 엄마로서 나는 그들이 이게 무슨 의미인지 알게되는 것이 슬프다”고 밝혔다.

여성만이 아니라 일부 남성 진행자도 성차별에 반기를 들었다. 
BBC가 공개한 고소득 출연자 연봉 리스트 1~5위. <사진=BBC>

BBC 라디오 2의 진행자로 지난해 75만 파운드를 벌어들인 제러미 바인은 BBC 임금 성차별을 꼬집은 텔레그래프의 만평을 트위터에 게재했다. 그러면서 “나의 어린 두 소녀들이 일을 시작할 때엔 이 만화가 이해 안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앞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BBC가 같은 일을 하는 여성에게 남성보다 돈을 적게 주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여성이 남성들과 동등한 임금을 받는 것을 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성 방송인들의 이러한 외침이 고액 연봉자들의 배부른 소리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에디터와 칼럼니스트를 지낸 마이클 화이트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고액 연봉자인 여성들이 남성은 자신들보다 더 번다고 불평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한편, BBC는 그동안 연봉 공개에 반대했지만 정부의 압력에 못 이겨 올해부터 연봉을 공개했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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