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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 ‘둥지탈출’, 연예인 가족예능에 대한 시선이 점점 엄격해지는 이유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연예인 가족예능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더욱 엄격해지고 있다.

‘일밤-아빠 어디가’(2014년)와 ‘둥지탈출’(2017년)의 시차는 3년이다. 그 사이에도 연예인 가족예능들이 많이 생기곤 했다.

‘미운 우리 새끼’ ‘싱글와이프’ ‘엄마의 소개팅‘ ‘내 딸의 남자들’ 등도 모두 연예인 가족예능이다. 하지만 연예인과 그 가족들이 나오는 예능에 대한 시선이 많이 바뀌었음을 제작진도 이제 실감하는 듯하다. 

이는 단순히 ‘아빠 어디가’에 나오던 어린 아이들이 ‘둥지탈출’에서는 20대 전후 청년으로 바뀐다는 사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인식 변화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왜 그런 기획을 했는지, 그런 프로그램이 주는 미덕과 진정성이 무엇이며 일반 시청자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에 대한 질문까지 포함한다.

이제 연예인 가족예능에서 나타나는 형평성 문제, 가령 기회 균등이 지켜지지 않은 데 대해, 시청자들은 사회적인 요소들을 투영시켜 바라보며 문제를 제기한다.

‘개천용’도 없어지고, 사회 계층간 이동(social mobility)도 거의 사라진 상황에서 이런 시선들은 앞으로도 더욱 강화되리라고 본다.

그런 점에서 tvN ‘둥지탈출’이 연예인 자식과 정치인 자식도 다양한 자식과 다양한 부모의 출연이라는 관점에서 ‘one of them’이 돼, 인터넷으로 뽑은 일반인 자제들도 3~4명이 포함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둥지탈출’은 프로그램의 미덕으로 여섯 청춘들의 자립심 기르기를 내세웠다. 이 과정에서 네팔의 산골마을이라는 낯선 환경에서 서로를 배려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이들 부모들뿐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감동을 전할 수 있다.

하지만 굳이 연예인 자제의 자립심을 왜 방송에서 키워야 하는지에 대한 답변이 필요하다. 일반인들이 “우리 자식들도 자립심 좀 키워주세요”라고 할때 뭐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 “당신들은 안돼요”라고 하는 이상의 논리가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금수저 연예인 자녀들이 연예계에 데뷔하기 위해 출연한 프로그램이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최민수의 아들은 배우 지망생이며, 요즘 MBC 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에서 최민수의 아역으로 출연하고 있기까지 하다.

방송을 통해 연예인 2세 청춘들이 독립심 기르기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건 이제 단순하게 바라볼 수 없다. 사회에 진출하기 전 여러 체험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특혜가 될 수 있다. 사회 진출을 위한 간보기, 다시 말해 사회에 나가 어떤 직업을 가지고, 앞으로 뭘 하면 좋을까 하면서 참가하는 ‘테스트 베드‘ 경험을 가진다는 건 엄청난 특권이다. 취업이 안되는 청소년들이나 그 부모들이 이를 편하게 볼 수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연예인 2세의 자립심을 키우는 그 이상이 필요해졌다. 그게 없다면 홈비디오로 찍어 그들끼리 함께 보거나 돌려보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이들의 부모가 스튜디오에 나와, VCR로 둥지를 탈출한 자기 아이의 자립기를 지켜보며 토크를 할 때도 “처음 보던 모습이다”거나 ”대견하다”라는 멘트 이상이 필요하다.

‘둥지탈출’이 예능으로 가치가 전혀 없다는 말은 아니다. 서로 모르는 청소년들이 한팀을 이뤄 미션을 해나갈 때, 책임감과 협상 설득력, 리더십, 팔로우십 등 볼 것들이 많이 나온다. 재미도 있다.

허당스러우면서 듬직하고, 배려심이 있는 기대명이 불을 피우기 위해 꼭 필요한 무거운 가스통을 짊어지고 30분이나 되는 산길을 가는 것만 보고도 반했다.

아이들의 이런 모습들과 함께 부모의 토크도 일반 시청자들이 좀 더 공감하며 참고할 수 있는 대화들이 요구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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