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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대성에 잠식당한 우리‘바다’를 어떻게 구획하는가
국제갤러리서 20일부터 ‘그리디드 커런츠’展

“바다는 열린공간이자 자연이지만, 우리는 식민역사와 국경, 자본주의적 공간으로 ‘바다’를 바라봅니다. 개척 대상으로 바다를 대한다는 건 근대성의 또다른 양상이지요”

‘바다’를 대하는 현대의 시각을 비평적으로 접근하는 전시가 열린다.

국제갤러리는 7월 20일부터 전 세계 동시대 미술 현장에서 활약하는 4인의 국내외 작가로 구성된 그룹전 ‘그리디드 커런츠(Gridded Currents)’를 개최한다. 총 15점의 영상, 설치작품이 선보인다. 상업갤러리지만 새로운 작가군을 형성하고 전시 지평을 넓히기 위한 기획으로 2013년 ‘기울어진 각운들’이후 꾸준히 지속해온 프로젝트다. 

파리 오페라 극장 내외부 조각상과 건물이미지, 기독교-이슬람-유대교 경전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대홍수와 방주에 대한 이미지를 뒤섞어 드라마틱한 몽타주 이미지를 제작했다. 김아영, 깊은 애도, 2016, Digital print, 가변설치.
[사진제공=국제갤러리]

이번 전시는 독립큐레이터 김현진이 기획자로 나섰다. 찰스 림 이 용(44ㆍ싱가포르), 니나 카넬(38ㆍ스웨덴), 루노 라고마르시노(40ㆍ스웨덴), 김아영(38ㆍ한국) 등 4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김현진 큐레이터는 “근대적 사고방식에 잠식된 우리가 ‘바다’라는 자연을 어떻게 구획하고 대하는지 살펴보는 기회”라며 “바다공간을 정복한 모더니티의 모습과 그 양상을 읽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가들은 드넓은 수평선을 자랑하는 평화로운 바다가 영토 확장의 대상이며(찰스 림 이 용), 데이터로 세상을 연결하기 위한 기반공간(니나 카렐)임을 일깨운다. 또한 과거에는 이 바다를 건너 제국주의와 식민주의가 피어났다는 역사적 사실(루노 마고마르시노)도 지적한다.

전시는 2층 김아영 작가의 ‘이 배가 우리를 지켜주리라’는 영상작업에서 절정을 이룬다. 2016년 팔레 드 도쿄 레지던시에서 선보인 작업을 갤러리 공간에 맞게 재해석한 작품으로, 파리 국립 오페라 극장과 협업으로 제작했다. 코란, 성경, 길가메시 서사시 등 인류 역사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대홍수와 방주 서사를 모티브로 시연한 퍼포먼스를 담은 비디오 작업이다. 오페라극장 지하의 인공호수와 뒤집어진 배 모양의 건물 구조가 퍼포먼스와 교차되면서 역사적 대홍수 재난의 서사를 담았다. 석유 지정학과 자원패권을 둘러싼 자본, 종교, 복잡한 문명사가 동시에 떠오른다. 8월 20일까지.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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