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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남북 회담 제안은 무시하고 한미 비판만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북한이 우리 정부의 군사당국회담 제의 당일인 21일까지도 확답은 내놓지 않고 각종 매체를 통해 한국과 미국에 대한 비판만 되풀이하고 있다. 북한의 침묵이 고민인지 무시인지 해석만 무성한 가운데 우리 정부는 계속 북한의 호응을 촉구한다는 입장이다.

북한의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오전 발표한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결의안 채택 망동’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우리 국회의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도발행위 규탄 결의안’ 채택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매체는 결의안을 “이것은 우리의 무진막강한 핵위력 앞에 전률한 자들의 단말마적인 발악인 동시에 미국의 반공화국 제재 압박 소동에 편승한 쓸개 빠진 정치 간상배들의 무엄한 도발”이라고 비판하며 “(남한의) 국회가 그렇게도 우리의 무진막강한 자위적 핵억제력 앞에 기가 질린다면 미국의 핵타격 수단들의 남조선 반입을 중단시키고 외세와 야합하여 벌려놓는 북침 핵전쟁 연습소동을 그만두게 하는 그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그래픽=이은경/pony317@heraldcorp.com]

이어 “우리는 그 무슨 ‘규탄 결의안’이라는 것을 달밤에 짖는 개소리로밖에 여기지 않지만 괴뢰 국회 나부랭이들이 우리의 체제를 모독하며 정면도전하는 데 대해서는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며 “괴뢰 국회는 이제 잘못 놀린 혓바닥의 대가, 무엄무도한 결의라는 것을 조작한 대가가 얼마나 혹독한가 하는 것을 뻐저리게 체험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한편 매체가 비판한 결의안을 채택한 시점이 지난 18일이고 국방부가 남북 군사당국회담을 제의한 날은 그보다 먼저인 17일이라는 점에서 북한이 의도적으로 회담에 대한 확답을 피한 채 한반도 정세에 대한 비판만 이어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남의 손으로 불덩이를 쥐게 하는 파렴치한 술책은 통할 수 없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최근 미국이 추진하는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ㆍ개인 제재)’을 비난했다.

신문은 “괴이한 것은 미국이 엉뚱한 대상에게 (미사일 발사의) 화풀이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은 우리가 대륙간탄도로케트(대륙간탄도미사일ㆍICBM)을 보유하게 된 책임은 ‘동상이몽한 중국에 있다’, ‘미국은 중국에 속았다’고 고아대며 그 분풀이를 해대는 한편 중국남해(남중국해)에서의 ‘항행의 자유’ 작전 재개,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중국 기업들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 적용 등의 카드를 꺼내들고 중국에 대한 압박 공세를 들이대고 있다”고 기술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국을 우리에 대한 제재 강화에로 몰아대고 있는 것은 저들에게 우리를 압박할 힘이 더는 없다는 데로부터 나오는 아우성”이라며 “미국이 우리의 핵무력 강화 조치에 대해 중국 책임론을 떠드는 것은 제 손이 델까봐 팔짱을 끼고 남의 손으로 불덩이를 쥐게 해보려는 파렴치하고 교활한 술수”라고 공격했다.

이어 “미국이 그 누구를 통하든, 단독으로 강행하든 새로운 제재와 압박 조치를 취할 수록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보다 강한 핵단추, 보다 무서운 로케트 단추를 누르게 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겁박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매체들이 회담 제의 5일째까지 공식 대응은 하지 않은 채 한미의 대북 정책에 대한 질타만 발표한 것이다. 북한의 이런 대응이 협상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적 지연인지, 대응 수위를 고심하느라 생긴 공백인지, 혹은 미국과 직접 소통한다는 방침 아래 의도적으로 한국을 무시하는 것인지 전문가들의 해석도 엇갈리고 있다.

국방부와 통일부는 우선 남북 대화 제의에 대한 ‘데드라인’은 설정하지 않고 북한의 빠른 호응을 촉구한다는 입장이다.

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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